"한(恨)과 흥(興)이라는 한국인 고유의 정서를 멋들어지게 그려내는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에 매료됐습니다."겐지모노가타리를 비롯한 일본 고전문학의 소재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무용으로 눈길을 끌고 있는 이시구로 세쓰코(石墨節子) 오차노미즈여대 표현행동학과 교수가 한국을 찾았다. 1971년 창단 이래 줄곧 이끌어 온 이시구로 댄스시어터가 16일 서울 리틀엔젤스 예술회관에서 '임이조 한국 전통춤 연구회'(임이조 무용단)와 함께 하는 '한일 비천(飛天)의 춤' 공연을 갖기 때문이다. 이시구로 교수는 2001, 2002년 일본 우주개발국(NASDA)과 함께 세계 최초로 무중력 공간에서 하늘을 나는 천인(天人)을 형상화한 '비천'을 발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가 한국 전통무용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지난해 임이조 남원시립국악단장의 도쿄 공연이 계기였다. "지난해 4월 임이조 선생의 천지무(天地舞) 공연을 봤는데 내면 세계를 중시하는 아시아인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감동을 받았어요." 요즘 한국인 유학생 제자들에게서 한국 전통춤을 틈틈이 배우고 있다는 그는 "한국인이 오히려 한국 전통춤의 아름다움을 외면하는 같다"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2003년 일본 문화청 국제예술교류지원 사업으로 선정된 16일 공연에서 이시구로 댄스 시어터는 일본판 선녀와 나무꾼 이야기를 모던 댄스로 표현한 '하코로모'와 명상 무용인 'SOMA DANCE' 등을 선보인다. 임이조 무용단은 경기도당굿을 재구성한 천무(天舞)를 펼친다. (02) 766―5210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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