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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장르의 실험-여섯 사진작가의 코드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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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장르의 실험-여섯 사진작가의 코드읽기

입력
200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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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이제 미술의 주된 장르다. 독자적으로 혹은 회화, 조각, 비디오, 컴퓨터와 자유자재로 결합한 사진예술은 전통적인 미술 장르가 줄 수 없던 새롭고도 놀라운 미적 경험을 창출한다. 성곡미술관이 열고 있는 '여섯 사진작가―여섯 개의 코드 읽어보기'는 국내 대표적인 6명의 사진작가들이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진의 세계다.참여 작가는 강운구, 고명근, 민병헌, 박영숙, 주명덕, 황규태이다. 작가들은 일, 돈, 파워, 도시, 섹스, 신기술이라는 6개의 주제를 하나씩 붙잡고 독자적 사진작업으로 이들 주제를 해석한다. 6개의 주제는 그대로 오늘날 사회적 가치의 척도이자 미래 인간사회의 방향을 점쳐볼 수 있게 하는 지표들이기도 하다.

고명근은 자아 발전이나 선의 실현 수단이 아니라 굴레 같은 생존의 수단이 되어버린 '일'을 사진과 입체를 결합한 작품으로 나름대로 해석해 보여준다. 공기, 물, 나무 등을 촬영한 사진을 조각 같은 입체 작업으로 만들어 신선한 시각적 경험을 준다. '돈'을 주제로 한 여성 작가 박영숙은 아예 새로운 여성용 화폐를 만들었다. 세종대왕, 이순신 장군, 퇴계 이황이 지폐의 주인공이 아니라 삼신할머니, 허난설헌, 소현세자빈, 명성황후, 나혜석이 화폐에 등장한다. 작가 박씨는 이혜경 여성문화예술기획 대표, 시인 김혜순, 화가 윤석남 등 대표적인 페미니스트들을 촬영한 사진과 그것을 소재로 만든 화폐를 함께 전시한다.

평소 우리의 자연을 서정적 사진에 담아온 작가 강운구는 '파워'라는 주제에도 역시 특유의 미감을 잃지 않는다. 그의 카메라에 잡힌 우리 자연에는 볼보 포크레인, 코카콜라 자판기가 함께 보이면서 국제적 자본의 파워를 드러낸다. 국내 1세대 사진작가인 주명덕은 '도시'를 주제로 해 추상화를 연상시키는 디지털 사진 작업을 새롭게 선보인다. '섹스'를 주제로 잡은 민병헌은 아름다운 성의 모습은 대형 프린트로, 은밀한 성에 관한 궁금증은 들여다보기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작은 스케일의 작업들로 각각 다룬다. '신기술'을 주제로 한 황규태는 젊은 작가 뺨치는 상상력, 현란한 색채의 혼성 작업으로 가상현실, 미래 인간, DNA 조작 등의 이슈를 다룬다. 내년 1월31일까지. (02)737―7650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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