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특급' 마그노(27·전북·27골)와 '갈색폭격기' 김도훈(33·성남·26골)의 득점왕 레이스가 K리그 마지막 경기(16일)에서 승자를 가리게 됐다. 성남의 3연패가 일찌감치 확정됨에 따라 다소 맥이 빠진 K리그가 두 선수의 득점왕 경쟁으로 흥미와 긴장감을 유지한 채 막을 내리게 돼 그나마 다행이다.시즌 중반이후 득점왕 레이스는 마그노가 한 뼘씩 앞서가면 김도훈이 추격하는 양상을 띠었다. 김도훈은 마그노 외에 도도, 이따마르(이상 23골) 에드밀손(17골) 등 브라질 용병들의 집중견제에도 불구하고 득점왕 경쟁을 시즌 최종전까지 끌고 오는 집념을 보이고 있다.
30대 노장으로 3년 만에 득점왕 탈환을 노리는 김도훈의 투혼은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만하다. 더욱이 올초 전북으로부터 방출 당한 설움을 씻고 국내 골잡이들의 자존심을 세워 주고 있어 든든하기 까지 하다. 김도훈이 나홀로 브라질 출신의 스트라이커들 틈바구니에서 그나마 체면을 세워주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조재진(광주) 정조국(안양) 최성국(울산) 등 '젊은 피'들의 분발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후배들은 김도훈의 벽을 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아야 한다. 해외 진출만 의식, 밖으로만 눈길을 돌리지 말고 하루가 다르게 기량이 향상되는 때이니 만큼 K리그에서도 배울 것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득점왕 경쟁에서도 배울 것이 많다. 마그노나 도도 등 브라질 용병들은 골 지역에서 침착성과 기본기를 통해 골을 만들어내는 뛰어난 선수들이다. 개인기를 이용한 좁은 지역에서의 2대 1 패스 등은 굳이 해외에 진출하지 않더라도 몸으로 체득할 수 있는 것들이다. 김도훈은 위치선정과 헤딩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후배 선수들은 김도훈으로부터 하루 빨리 득점왕 경쟁의 바통을 이어 받을 준비를 해야 한다. 용병들에게 득점왕을 내주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김도훈도 후배들이 실력을 앞세워 도전한다면 즐거운 경쟁을 하지 않을까 싶다.
김도훈이 18일 불가리아와의 친선경기를 끝으로 대표팀에서 은퇴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16일 열리는 K리그 대전과의 최종전에서 멋지게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한 뒤 여세를 몰아 불가리아전에서 한국축구의 분위기를 되살릴 축포를 터트려 주길 기대한다.
/전 축구국가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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