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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홍콩 경제협력강화협정 내년 발효/"中 가려거든 홍콩을 通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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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홍콩 경제협력강화협정 내년 발효/"中 가려거든 홍콩을 通하라"

입력
200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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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으로 들어가고 싶다면 홍콩을 거쳐라.' 6월 중국 원자바오 총리와 홍콩특별행정구 둥젠화 총리가 체결한 경제협력강화협정(CEPA·Closer Economic Partnership Arrangement)이 발효 40여일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홍콩이 다시 세계 경제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1월1일 CEPA가 정식 발효되면 홍콩에 등록한 기업이 중국에 상품이나 서비스를 수출할 경우 관세를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이 때문에 홍콩 기업들의 대 중국 수출 증가는 물론, 무관세 혜택을 노린 외국 기업들이 홍콩으로 다시 몰려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국 귀속 및 상하이의 성장으로 90년대 후반부터 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홍콩 경제가 CEPA를 통해 부활, 중국 투자의 공식 관문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을까.무관세로 외국기업 유치

CEPA의 내용은 크게 세 부문. 먼저 상품 교역으로 전기·전자제품, 플라스틱제품, 종이류, 섬유 및 의류, 화학제품, 제약, 시계, 보석, 화장품, 금속 제품 등 270개 중국 제품 코드에 해당하는 홍콩 수출품은 내년부터 무관세 적용을 받는다. 두 번째는 서비스 교역으로 경영컨설팅, 회의 및 전시, 광고, 건설 및 부동산, 의학, 소매, 유통, 교통, 관광, 법률, 금융 등 18개 서비스 분야의 중국 시장이 내년부터 홍콩기업에게 개방된다. 이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서 약속한 서비스 시장 개방보다도 앞선 것. 세 번째는 무역 및 투자촉진으로 세관통관, 검역, 전자상거래 등 7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내용이다.

이러한 CEPA의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홍콩에서 설립한 기업으로 상당한 사업활동을 홍콩에서 영위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그러나 소유구조, 지분구조, 인종 및 민족, 국적 등에 대해서는 아무런 제한이 없다. 따라서 외국 기업에겐 큰 기회라는 게 홍콩특별행정구의 설명이다. 홍콩은 이를 무기로 CEPA 홍보 및 외국인 투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콩 투자청 창아이린(曾愛蓮) 국장은 "홍콩의 선진 비즈니스 인프라와 CEPA가 합쳐질 경우 시너지 효과는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엔 이미 지역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기업이 무려 948개나 되고 지역 사무소를 둔 다국적 기업은 2,171곳에 달한다.

부활하는 홍콩경제

CEPA에 대한 기대로 홍콩 경제는 최근 회복세가 역력하다. 국제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지난달 홍콩의 외화표시채권에 대한 신용등급을 'A3'에서 'A1'으로 두 단계나 상향 조정했다. 무디스는 홍콩이 중국과 CEPA를 체결하고 중국 내 주요 경제특구와 지역간 연계를 강화한 점, 본토 관광객이 꾸준히 증가한 점을 등급 조정 이유로 꼽았다. 9,000대 초반에서 출발한 홍콩 항셍지수도 꾸준히 상승, 최근에는 1만2,000대까지 돌파했다. 1년5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운 것이다. 사스의 여파로 하락세를 보였던 부동산 가격도 최근 10% 이상 상승하고 있다.

찻잔 속 폭풍에 그칠 수도

그러나 CEPA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아직 성급하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CEPA의 혜택을 받기 위한 홍콩 기업의 정의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 제조업의 경우엔 제조시설을 홍콩에 설립해야 하고 서비스업일 때에는 홍콩에서 3∼5년 사업활동을 영위해야 한다는 기준이 제시돼 있지만 아직 중국 정부와의 최종 합의는 안됐다는 지적이다.

KOTRA 황재원 과장은 "관세율이 높은 고가 제품이나 유통, 금융, 무역 등의 서비스업종의 경우 외국 기업들이 홍콩을 경유해 중국으로 진출하는 전략을 취할 수 있지만, 중국으로 직접 진출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는 품목도 많아 찻잔 속의 폭풍에 그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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