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이 18일 명동 옛 미도파 자리에 젊은이를 겨냥한 영패션 중심의 '영플라자'를 개점할 예정이어서 명동 상권 판도에 변화가 예상된다. 롯데측은 영플라자 개점이 침체된 명동 상권에 활기를 불어 넣어 젊은이의 명소라는 옛 명성을 되찾게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고객층이 겹치는 밀리오레, 아바타 등 기존 패션몰들은 대형백화점이 본격 시작하는 영캐주얼 몰이라는 점에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백화점 최초의 영패션몰 개장
롯데가 서울 중구 소공동의 옛 '메트로 미도파' 를 재단장한 '영플라자'는 지하 1층, 지상 6층, 매장면적 3,000여평 규모. 120여개 브랜드가 입점하는 10∼20대 타깃의 패션전문점이어서 기존 백화점 점포와 100% 차별화된 컨셉으로 인테리어와 매장을 구성했다. 건물 외관을 유리로 만들어 안과 밖이 훤히 들여다보이게 했으며, 내부 인테리어도 브랜드별로 개성 있게 꾸몄다.
특히 일본에서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가 높은 '무인양품(無印良品)'을 국내에 처음 소개한다. '브랜드는 없지만 질은 좋다'는 뜻의 무인양품은 의류, 잡화, 생활가정 용품 등 1,300여 품목을 취급할 예정이다. 롯데측은 영플라자에서 연간 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노병용 전무는 "영플라자는 점포 외관의 디자인뿐 아니라 층별구성과 상품군 등 모든 면에서 젊은 문화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향후 롯데 본점과 명품관(내년 상반기 개장), 영플라자가 연계된 국내 최고의 쇼핑거점인 '롯데타운'이 들어서면 침체된 명동상권이 새로운 쇼핑문화의 중심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명동 상권 재편 바람
이에 따라 밀리오레, 아바타 등 기존 명동 패션몰들은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가장 타격이 우려되는 패션몰은 롯데 영플라자 바로 맞은 편에 위치한 아바타. 아바타는 'CGV 멀티플렉스' 등을 앞세워 점차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으나 영플라자 개장으로 인해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이 회사는 미도파 백화점 출신 사장을 중심으로 내달부터 대대적인 홍보에 착수할 계획이다.
명동 상권의 현대적 패션몰 선두주자인 밀리오레도 지난달 중순부터 '멀티숍'이라는 전략을 내세워 기존 매장 5∼6개를 합친 크기(실평수 6∼9평)에 의류, 잡화, 액세서리 등을 모두 갖춰 원스톱 매장으로 전환했다. 남대문 시장 쪽 패션몰 '메사'도 12월 중순까지 매장상품구성(MD)을 대대적으로 바꿀 예정이다.
동대문 일대 패션몰들은 영플라자 개장에 따른 영향은 그다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어렵사리 지켜온 '영패션 1번지'의 위상을 다시 명동에 빼앗기지 않을까 고심하고 있다. 동대문 상권의 대표적 패션몰 '두타'는 내년 2월 제2기 임대분양에 맞춰 100억원을 투자, 인테리어 고급화 등 획기적인 개편에 나서겠다고 13일 밝혔다.
롯데 관계자는 "명동 일대의 연이은 패션몰 등장으로 침체된 명동 상권이 부활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며 "30∼40대가 주고객인 백화점과 10∼20대를 위주로 하는 패션몰로 명동 상권의 분화가 자연스레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혁기자 hyukk@hk.co.kr
신기해기자 shink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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