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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Zoom In- 강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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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zine Free/ Zoom In- 강수연

입력
2003.11.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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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녀들의 저녁식사’까지만 해도 그녀의 도발적이고 앙칼맞고 도도한 연기로 보건대 ‘아직 강수연의 시대는 가지 않았다’. ‘벗지 말고 그냥 넣어’란 대사를 그녀보다 더 요염하면서도 권태롭게 표현할 수 있던 배우가 5년 전에 있었을까. 더구나 ‘여인천하’의 정난정으로 뭇 시청자의 시선을 휘어잡기까지 했으니 월드스타는 여전히 월드스타였다.4년 만에 ‘서클’로 강수연(37)이 스크린으로 복귀했다. 최근 조폭영화에서 유행한 ‘조폭 못지 않은 여검사’ 역인데 불행히도 ‘조폭마누라’를 안일하게 베낀 듯하다. 연쇄살인마 정웅인을 취조실에서 짓밟는 모습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270년 70여 편 연기 가운데 검사 역은 처음이었다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신의 전생인 1930년대로 들어가 기생으로 나오면서 예의 강수연다운 분위기가 풍기는 것은 다행이다. 맵시 고운 한복과 안타까움 넘치는 눈망울이야말로 그녀의 유니폼이 아니던가. 그녀는 자신이 쌓아온 강수연이라는 이미지에 갇혀 사는 한국판 ‘선셋대로’의 글로리아 스완슨으로 보인다. 변신보다는 자신의 이미지를 반복재생산하니 이제 그녀도 무자비한 세월의 발톱을 피할 수 없게 된 듯하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이들은 그녀가 월드스타로 한 몸에 받은 사랑을 연기로 돌려줄 때를 기다린다.

/이종도기자 ecr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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