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수능시험이 끝나고 정시모집 전형일정을 눈 앞에 둔 시점에서 전교조가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 문제를 들고 나온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서울대 연세대 등 경인지역 일부 대학이 NEIS로 처리된 학생생활기록부만 전형자료로 접수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전교조는 독단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하면서 기록부 입력과 CD 제작을 거부하고 나섰다. 또 NEIS 문제 협의를 위한 국무총리 산하 정보화위원회에서도 탈퇴하겠다고 위협하고 있다.결론부터 말해 우리는 전교조의 기록부 제작 거부는 교사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처사라고 본다. 학생들을 잘 가르치고, 그들의 상급학교 진학을 지도하고 도와주는 일이 교사의 직무다. 그러므로 아무리 합당한 이유가 있다고 해도 대학입시의 중요한 전형자료 제작을 거부한다는 것은 직무유기다. 전교조가 말하는 학생 인권이 그렇게 소중하다면, 그들의 학습권은 그렇게 짓밟혀도 좋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전교조 주장대로 NEIS 체제에 불필요한 교무사항과 보건 관련 항목 등 인권침해 요소가 있다는 것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그래서 총리 산하에 협의기구를 만들어 개선안을 논의 중인데, 이제 와서 탈퇴위협을 가하는 것은 다수의 힘을 이용한 횡포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전교조가 진정으로 참 교육을 주장한다면 학생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권하고 싶다. 엊그제 교육인적자원부 간담회에서 학생들이 쏟아낸 불평에 교육자들은 부끄러워해야 한다. "학생 개개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에서 학교는 학원과 비교도 안 된다"는 한 학생의 말은 오늘의 학교 현실에 대한 고발이다. 학생들 입에서 그런 말이 터져 나오는데, 대학입시 업무를 거부하는 것은 교사이기를 포기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