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에 305억원을 쾌척한데 이어 1,000억원 상당의 거액을 출연, 교육문화재단을 설립키로 해 화제가 됐던 (주)태양 송금조(79) 회장이 기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송 회장 측근과 부산대 등에 따르면 최근 서울의 한 문화계 인사는 "송 회장의 부인을 문화회관 후원회장으로 모시고 싶다"며 송 회장의 연락처를 물어왔다. 하지만 부산대측이 연락처를 알려주지 않자 "축하 화환이라도 보낼 수 있게 대학 앞 꽃집 전화번호라도 가르쳐 달라"며 집요하게 접촉을 시도했다.
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일반시민에서부터 '의미 있는 돈 씀씀이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는 시민단체, '카드 빚을 갚아주면 평생 은혜를 잊지 않겠다'는 신용불량자에 이르기까지 지원을 요청하는 전화가 하루에 10여 통씩 쇄도해 업무를 볼 수 없을 정도라는 것.
송 회장 측근인 학교법인 경혜여고 관계자는 "기부사실이 언론에 보도된 후 전국 각지에서 송 회장의 안부와 기부이유, 향후 기부계획 등을 시시콜콜 물어와 난감하다"고 말했다. 부산대 관계자도 "송 회장은 원래 외부에 노출되는 것을 꺼려 한다"며 "학교에도 송 회장의 연락처를 묻고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쉴새 없이 걸려와 몸살이 날 지경"이라며 하소연했다.
송 회장은 최근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잇따르자 모 병원으로 요양 겸 몸을 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부산대는 14일 오전 11시 대학 본관 대회의실에서 송 회장에게 명예 경영학박사 학위를 수여하고 감사의 마음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학측에 따르면 당초 학교측은 기부금 일부로 건물을 지어 '송금조 관'이라는 이름을 짓고 동상까지 세울 계획이었으나 송 회장이 이를 반대해 명예 박사학위를 수여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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