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현(19·코오롱·사진)이 아메리칸드림까지 이룰 수 있을까.'14일(한국시각)부터 미국 앨라배마주 모빌에서 열리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모빌챔피언스토너먼트에 출전하기 위해 10일 출국한 안시현을 바라보는 팬들의 심정은 기대반 걱정반이다. 이 대회는 최근 3년간 정규 대회 우승자 및 현역 LPGA 명예의 전당 회원 등 그야말로 세계 정상 스타 39명 만이 출전하는 '올스타전'. CJ나인브릿지클래식에서의 깜짝 우승으로 스타 반열에 오르기는 했지만 '초보 챔피언' 안시현에게는 힘겨운 미국 무대 데뷔전이 예상된다.
처음 밟아보는 미국 땅, 그것도 너무나 빨리 찾아와버린 꿈의 무대. 19살의 신데렐라 안시현에게는 당찬 도전이자 고행의 첫 발을 내딛게 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성급한 기대보다는 실패를 받아들일 겸손함과 인내심이 더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자와 함께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안시현도 "욕심을 내지 않고 정말 한 수 배운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유명해졌다는 생각은 버리고 성적을 내기 위해서만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험난한 그린 적응
안시현이 극복해야 할 가장 큰 난관은 빠르고 딱딱한 미국 본토의 그린. 그린 위에 볼을 세울 수 있는 아이언 샷의 능력이 필수적이다. 파워를 바탕으로 찍어치는 기술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백스핀을 기대하기 힘들다. 김재열 SBS해설위원은 "약간 쓸어치는 듯한 스타일의 안시현이 처음에는 그린 공략에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며 "1년 이상 적응기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리알 그린에서의 퍼팅 감각을 유지하는 것도 버거운 과제다.
한국보다 비교적 긴 코스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비거리와 숏게임 능력을 늘리는 것도 급선무. 안시현은 "올 겨울 체력훈련과 함께 샷의 다양한 테크닉을 익히는 데 전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낯설고 물선 이국 땅
안시현의 발목을 잡을 또 하나의 복병은 의사소통 문제. 안시현은 물론 골프스승이자 캐디인 정해심(43·IJ골프아카데미 원장)씨의 영어실력은 겨우 인사말만 나눌 정도의 초보적 수준. 복잡한 경기 상황을 놓고 동반 플레이어는 물론 경기진행요원과도 수시로 이야기를 나눠야 하는 골프에서 언어문제는 무시못할 핸디캡으로 작용한다.
기후와 음식 숙박 등 전혀 다른 환경에서 안시현이 객고를 어떻게 이겨낼 지도 관건이다. 특히 국내에서 드문드문 경기를 치르던 안시현이 드넓은 미국 땅에서의 장거리 이동을 감수하며 매주 이어지는 투어 일정을 체력적으로 감당할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모빌(미 앨라배마주)=김병주기자 bj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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