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간 '황금알'을 낳는 재테크 테마였던 재건축 아파트의 가격 거품이 10·29부동산 종합대책 발표 이후 빠르게 걷히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일반 아파트에 비해 하락 폭이 큰데다 투매현상 마저 나타나고 있어 '재건축은 더 이상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매력을 상실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집 값 상승의 발화점이었던 재건축 열기의 냉각 현상은 본격적인 강남 집 값 하락의 신호탄으로 지적되고 있다."재건축 개발이익은 반드시 회수"
최종찬 건설교통부 장관은 10일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재건축 아파트의 개발이익 환수 문제는 강남 집 값 안정과는 별도의 문제로, 부의 공평 재분배 차원에서도 정부가 반드시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최 장관은 "재건축 개발을 통해 이익을 얻는 불로 소득은 과밀 부담금 방식으로라도 반드시 환수토록 법제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부동산 공개념연구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을 개정, 이르면 내년 중순부터 개발이익을 회수할 예정이다.
개발이익 환수 방안으로는 준공인가와 정비구역지정 시점의 지가 상승분중 일정비율을 부과 재건축으로 늘어나는 용적률과 기존 용적률 증가분의 일정 비율을 주택의 시가표준액으로 부과 일반 분양분의 분양가 규제와 채권입찰제를 제도화해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방안 중 하나를 채택할 계획이다.
재건축, 투기 매력 상실했다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폭락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최고 7억7,000만원에 육박했던 반포주공 16평형은 최근 2주 사이 5억5,000만원으로 2억원까지 빠진 급매물이 나왔다. 개포주공도 매물이 쌓이면서 호가 하락이 계속돼 4단지 15평형이 한 달 전 6억8,000만∼7억원선에서 최근에는 5억8,000만원으로 호가가 내려갔다.
잠실주공도 약세가 확산돼 대책 발표 전 5억3,000만원이던 1단지 13평형이 지난 주 4억3,000만원대로 밀리더니 이번 주 들어선 4억1,000만원대 급매물까지 나오고 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31평형도 한 달 전 7억원을 상회했으나 이번 주 들어 5억9,000만원 대 급매물이 나와 심리적 마지노선인 6억원 선까지 무너졌다.
강남 재건축 단지 인근 중개업소들은 "이제 재건축에 투자하는 시대는 끝났다"고 말한다. 고덕동 고일공인 관계자는 "재건축 개발이익환수 조치 등 정부의 재건축 시장 잡기 의지가 확인된 이상 이제 투자목적의 재건축 시장 진입은 무의미하다"며 "하락세가 당분간 더 확대될 게 확실해 현 시세보다 10%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재건축 아파트는 실수요자들이 노릴 만하지 투자처로서의 매력은 없다"고 말했다.
/송영웅기자 herosong@hk.co.kr
전태훤기자 besa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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