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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개발 추진 첫 시인"/비밀리에 플루토늄 추출·우라늄 농축 IAEA 보고서 "무기용도는 확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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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핵개발 추진 첫 시인"/비밀리에 플루토늄 추출·우라늄 농축 IAEA 보고서 "무기용도는 확인 못해"

입력
2003.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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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비밀리에 소량의 우라늄을 농축하고 플루토늄을 추출한 사실을 시인했다고 11일 공개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서가 밝혔다.이 보고서는 지난 달 31일까지 모든 핵 활동 정보를 공개하라는 IAEA 최후통첩에 부응해 이란이 제공한 자료를 분석·평가한 것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18년간 원심분리 방식, 12년간은 레이저 농축 방식을 이용해 우라늄 농축 실험을 했다. 1988∼92년에는 플루토늄 추출 실험도 했다.

이 같은 농축·추출 기술은 발전용과 무기용 핵물질 제조에 모두 사용된다. 따라서 핵물질 농축·추출 실험 사실을 시인했다는 것만으로는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

이란은 IAEA에 시인한 정보에서 추출·농축한 핵물질은 농축 수준이 낮고 양도 극히 소량이라 핵무기를 만들 정도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란이 지난 달까지 IAEA를 기만하고 사실을 은폐했다는 점에서 의혹은 남아있다.

IAEA는 이 때문에 보고서에서 일단 유보적인 평가를 내렸다. 보고서는 "이란이 지금까지 핵무기 개발을 추진했다는 증거는 없다"면서도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이란의 은폐 행태를 고려하면 핵 계획이 평화적 목적으로 추진됐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보고서가 공개된 뒤 이란의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IAEA 주재 대사는 11일 "이란이 IAEA 규정을 위반하긴 했지만 과거의 일이고 사소한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은 마침내 진실이 드러났다는 태도를 보였지만 향후 조치는 즉각 밝히지 않았다. 뉴욕타임스는 12일 정보관리들의 말을 인용, "이란의 핵 기술 수준이 북한보다는 낮지만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기술에서 진보를 이뤘다"고 보도했다.

IAEA 보고서는 20일 개최되는 IAEA 35개 이사국 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차후 조치를 결정하기 위한 근거 자료로 사용된다. 향후 조치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 불이행을 이유로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는 것과 가벼운 견책을 통해 이란의 계속적인 협력을 이끌어 내는 방법 등이 예상된다.

IAEA 외교관들은 보고서가 미칠 영향에 대해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서방 외교관들은 "막판에 비밀을 시인한 것은 궁지에 몰렸기 때문"이라고 협력의 의미를 평가절하했다. 반면 대다수 외교관들은 이란의 과감한 고백에 따라 안보리 회부 등 미국의 강경 제재 조치가 타격을 받게 됐다며 "이란이 외교적 승리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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