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년 전 당신들의 조상이 우리 조상을 먹은 것을 용서합니다."1867년 피지 제도에서 원주민들의 식인 풍습에 희생 당한 호주인 토머스 베이커 목사의 후손들이 13일 피지를 방문해 원주민들의 사과를 받아들이고 용서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피지 고산지대의 누부타우타우 마을의 원주민들은 "베이커 목사의 저주 때문에 마을에 흉흉한 일이 끊이지 않는다"며 저주를 풀기 위해 10월 그의 5대손인 데니스 러셀(46)씨에게 초청 편지를 보냈다.
원주민들은 매우 귀한 보물로 여기는 향유고래의 이빨 100개를 사죄의 의미로 러셀씨에게 전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라이세니아 카라스 피지 총리도 참석한다. 광부인 러셀씨는 "무섭긴 하지만 가난한 원주민들에게 마음의 평화를 찾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당시 선교활동을 하던 베이커 목사는 '추장의 머리를 만지면 안 된다'는 원주민들의 금기를 실수로 어겨 살해 당한 뒤 식인 원주민의 먹이가 됐다.
원주민들은 1993년에도 목사의 저주를 풀기 위해 그의 장화를 피지 장로교회에 돌려 주었으나 효과가 없자 후손인 러셀씨를 초청하게 된 것. 피지의 식인 풍습은 19세기 중반 기독교가 전해지면서 서서히 사라졌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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