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길승(사진) SK그룹 회장이 한나라당에 불법 선거자금을 건네게 된 경위를 밝힌 자신의 발언을 전한 언론 보도에 대해 "과장됐다"고 불쾌해 하면서도 "(한나라당이) 달라고 해서 줬다"며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손 회장은 12일 오전 SK글로벌 분식회계 사건에 대한 항소심 공판에 참석하기 위해 서울고법에 도착, 기자들의 질문에 "기자를 직접 만나지도 않았고, 연수교육 현장에서는 금액을 말하지도 않았는데, 당시 발언 내용이 과격하게 표현돼 기사화됐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한나라당의 표적사정 언급'에 대해서는 부인했지만 "지난 5년간 정상적인 자금을 (각 정당에) 편향적으로 준 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지난 대선 때는) 자발적으로 준 것이 아니라 달라고 해서 준 것"이라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손 회장은 "이 말을 한 것은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는 점을 설명하기 위한 목적이었다"며 "나는 반성해야 할 사람이니 반성할 시간을 달라"고 말했다. 손 회장은 또 '386 검사의 분위기를 잘못 읽어 검찰에 당했다'고 발언한 것으로 알려진 데에 대해서는 "그게 말이 되느냐. 사회적 분위기를 잘못 읽었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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