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최고의 슈터로 이름을 날렸던 이충희(44·사진) 고려대 감독이 부임 9개월 만에 불명예 퇴진했다.고려대 체육위원회는 지난 10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물어 이충희 감독에게 해임을 통보한 것으로 12일 확인됐다. 지난 2월 정광석 감독 후임으로 모교 농구팀을 맡았던 이충희 감독은 올시즌 3개 대회에서 7승8패의 성적으로 4강에 한번도 들지 못했고 특히 9월 연세대와의 정기전에서 65―80으로 참패, 해임에 결정적인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2000년4월 6강 진입에 실패하면서 프로농구 창원LG 사령탑에서 물러난 이 감독은 또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충희 감독의 갑작스러운 퇴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고려대 시절 48연승 신화의 주인공인 데다 아시아 최고의 슈팅가드로 이름을 날린 이 감독이지만 1년도 안돼 팀을 혁신시키기는 어렵다는 게 그 이유다. 또 학교측이 부상 선수 등 팀이 정상이 아니었는데도 결과만으로 감독교체 카드를 꺼내 든 것은 너무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이민현 고려대 코치는 "이 감독이 부임하자 마자 자율농구 등을 표방하며 모교의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그러나 주전들이 잇따라 부상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낙마한 것 같다"고 안타까워 했다.
고려대는 20일 시작되는 농구대잔치에 이민현 코치 체제로 참가할 예정이며 조만간 후임 감독을 물색해 발표할 계획이다.
/이범구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