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정상에 선 한국인'으로 평가 받는 손영권(47·사진) 애질런트테크놀로지 반도체부문 사장이 오랫만에 한국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6년 40세의 나이로 세계적인 하드드라이브 업체 퀀텀 사장에 올라 교포 이민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한·미 양국에서 큰 반향을 일으킨 지 7년 만이다. 그는 1971년 중3때 홀어머니를 따라 미국 이민을 떠났다.손 사장은 "3년간 미 IT업계를 괴롭혔던 불황의 그늘이 걷히고 있다"고 말했다. 애질런트는 각종 IT산업에 필수적인 이동통신·광통신 부품과 연구개발 장비를 만드는 회사로 경기변화에 매우 민감하다. 그는 "반도체 부문의 세계 시장이 올해 15%, 내년 19%의 성장을 구가하며 회복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회복세는 이동통신 분야가 이끌고 있다. 덕분에 휴대폰 단말기로 세계 시장을 휩쓸고 있는 삼성전자·LG전자 등이 애질런트의 가장 중요한 고객이 됐다. 이르면 내년 중 한국기업을 위한 제품 개발 센터를 서울에 설치할 계획이다.
손 사장은 그러나 한국 IT에 대한 따끔한 충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한국이 반도체, 휴대폰 분야의 리더지만 소프트웨어 및 원천기술 분야에서는 뒤처져 있다"며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이동통신기술을 미국 퀄컴에서 수입해 쓰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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