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득이 최저생계비 이하인 빈곤층은 질환을 앓고 있는 비율이 일반인의 4.2배에 달하고 사망률도 전체 인구 평균의 3배를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중증 질환에 걸려 진료를 받는 시점도 일반인에 비해 크게 늦고 사망위험은 배나 높아 빈곤층은 구조적인 의료불평등 상태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이 같은 연구결과는 서울대 보건대학원 김창엽 교수팀이 11일 보건복지부에 제출한 '저소득층 의료보장 장기발전계획에 관한 연구보고서'에서 확인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기초생활수급자가 대부분인 의료급여대상자는 순환기 근골격계 등 21개 질환 가운데 비뇨생식기계, 임신 및 출산 등 4개 질환을 제외한 17개 질환에서 모두 건강보험가입자보다 질환을 앓는 비율이 높았다. 특히 정신 및 행동장애질환은 의료급여대상자가 인구 1,000명당 104명으로 건강보험 가입자(25명)의 4.2배에 달했고, 신경계(2.5배) 순환기계(2.5배) 근골격계질환(2.1배) 등도 건강보험가입자에 비해 질환자 비율이 훨씬 높았다.
의료급여대상자의 사망률은 10만명당 1,875.1명(2001년 기준)으로 전체인구 사망률(507명)의 3.7배였고, 특히 의료급여 대상자 중 1∼4세 영·유아의 사망률은 같은 나이 전체 인구 사망률의 8배에 달했다.
증상이 나타나면 대부분 진료를 받는 뇌혈관질환의 경우 의료급여 대상자 중 여성의 진료개시 시점은 건강보험 가입 여성보다 무려 14년 정도 늦었고 의료급여 남성도 건강보험 남성에 비해 3년 정도 늦은 것으로 조사됐다. 뇌혈관질환의 사망위험도 의료급여 대상자들이 배 이상 높았다.
김 교수팀은 "빈곤층에서 질환의 발병 확인시기가 늦어지는 것은 의료이용 접근성의 차이로 해석할 수 있다"며 "생존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사회구조적 격차에 따른 의료불평등을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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