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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광장/영화관들 관람등급 무시 어린이 입장시켜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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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광장/영화관들 관람등급 무시 어린이 입장시켜 외

입력
200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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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관들 관람등급 무시 어린이 입장시켜지난 주말 영화 '매트릭스 3'를 보기 위해 수도권의 한 극장을 찾았다. 극장 입장 후 좌석 번호를 확인하며 자리를 찾았는데 내 옆에 5∼7세 정도의 여자아이가 아버지 무릎에 앉아 있었다.

드디어 영화가 시작되었고 기다렸던 영화인지라 금세 빠져들었다. 그런데 10여 분쯤 지나서부터 여자아이가 영화에 대해 아버지에게 큰소리로 묻기 시작해 영화 감상을 방해했다. 아이가 이해하기엔 너무 어려운 영화를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하다 이 영화의 등급이 고등학생 이상 관람가라는 것을 깨달았다.

관람등급이란 그 영화가 각 연령층에게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정하는 것이다. TV도 요즘은 관람등급이 표시되는데 극장의 수익과 아이 아버지의 영화 욕심이 영화 관람 등급제를 유명무실하게 만든 셈이다.

영화가 중반부를 지나자 아이는 끝내 "집에 가고 싶다"며 투정을 부리기 시작했다. 아이의 투정으로 인한 짜증과 아이가 보기에는 부적절한 장면들이라는 생각이 머리 속을 복잡하게 오가다 결국 영화는 끝이 났다. 아이 아버지에게 "이 영화의 관람 등급을 아십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기 위해 극장 불이 켜지는걸 기다리던 나는 끝내 입을 다물고 말았다. 불이 켜지자 앞, 뒤 자리에 너무 많은 아이들이 앉아 있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jumpjo

응급실 간호사 노인 홀대

며칠 전 한 종합병원 응급실에 갔을 때의 일이다. 근처 침대에 초로의 할머니 한 분이 있었다. 갑자기 소란스러워 쳐다보니 간호사가 못마땅한 표정으로 이것저것 묻고 있었다.

무슨 얘기인가 들어보니 간호사가 가족이나 간병인이 없냐며 바빠 죽겠는데 화장실 가는 문제 같은 걸로 자꾸 자기를 부르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었다. 간호사는 환자가 화장실 가는걸 돕기 위해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말을 마치자 간호사는 침대를 빙 둘러 커튼을 쳐주었다. 그리곤 자기는 바빠서 도저히 화장실에 함께 가줄 수 없으니 급하면 커튼 안에서 해결하라고 말했다. 응급실 간호사가 바쁜 사람인 것도 알고, 우리나라 의료현실에서 최상의 서비스를 기대하는 건 무리라는 것도 인정한다. 그러나 그렇다고 나이팅게일 정신마저 바닥에 내팽개쳐서야 되겠는가? 병든 할머니를 혼자 내버려둔 가족에게도 문제가 있지만, 아무리 바쁘더라도 간호사라면 병든 할머니에게 그렇게 대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bakilhong

노숙자 보호로 경찰력 낭비

며칠 전 늦가을 비가 내린 밤, 장애자가 쓰러져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보니 두 다리가 없는 60대 노인이 의족과 휠체어를 곁에 놓고 주저 앉아 있었다. 오랜 노숙생활 때문인지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순찰차 뒷좌석에 태우고 신원과 연고자를 물으니 애절한 목소리로 사회복지시설에 보내 달라고 했다.

관할 구청 당직실과 119 구급대에 연락을 했지만 모두 도움을 줄 수 없다고 했다. 경험 많은 선배 경찰관들은 근무를 마칠 때까지 기다렸다가 노인 복지시설인 '은평 마을'로 옮기는 것이 속 편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어려운 처지의 사람을 돕는 것도 경찰관의 업무지만 한편으로 경찰 본연의 순찰 근무에 공백이 생겨서도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런 사회적 약자들에게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예산편성과 제도의 정비, 보호시설의 확충 등으로 현실적인 도움을 준다면 이로 인한 경찰력 낭비를 막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성영국·노량진경찰서 남서지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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