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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창당대회/"사실상 與" 닻올려… 행사는 조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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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창당대회/"사실상 與" 닻올려… 행사는 조촐

입력
200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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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이 1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대의원과 각계 인사 등 1만5,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당대회를 갖고 '사실상 여당'으로서 닻을 올렸다. 우리당은 이날 대회에서 김원기(상임의장)·이태일·이경숙 공동의장과 중앙위원 157명으로 임시 지도부를 구성했다. 의장 선출 과정서 일부 대의원이 "반대한다"고 소리쳐 잠시 술렁이기도 했지만 행사는 시종 순탄하게 진행됐다.우리당은 이날 '새로운 정치' '잘사는 나라' '따뜻한 사회' '한반도 평화' 등 4대 강령 및 국민참여와 통합의 정치 등 100대 기본정책을 채택했다.

김원기 의장은 인사말에서 최근의 대선자금 논란을 의식한 듯, "깨끗한 정치의 출발은 지난 과오를 철저히 밝히는 데서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지역주의에 기생하고 안주해 명맥을 이어온 정치인들을 이 땅에서 남김없이 몰아내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기존 정당들을 간접 공격했다.

우리당은 이날 깨끗한 정치 실천 선포식을 갖고 1회 200만원, 연간 1,000만원 이상 후원금 내역 및 기부자 공개 의원 불체포·면책특권 남용 금지 외부 회계 감사 당직자 재산 공개 등의 윤리강령을 발표, 타당과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당 대표격인 중앙위 의장 직선, 국민참여경선에 의한 공직후보 선출(17대 총선은 100% 국민참여경선)을 골자로 하는 당헌·당규도 확정했다. 그러나 외부 영입 인사 등을 고려, 30% 이내의 지역구에 대해선 당 중앙위가 후보를 추천토록 해 '개혁 후퇴' 논란을 빚을 전망이다.

대의원들은 연단 위의 김원기 의장이 왼쪽 눈두덩이가 심하게 부풀어 오른 채 행사를 치러내자 경위를 궁금해 하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행사 시작 직전 김 의장이 이름표를 달아주던 한 당직자의 이마에 얼굴이 부딪쳐 그렇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장은 부어 오른 눈두덩을 가리기 위해 두꺼운 뿔테 색안경을 쓰고 방송사 인터뷰에 응했다. 김 의장은 "내가 액땜을 다해 앞으로 좋은 일만 생길 것"이라고 애써 웃음을 지어 보였다.

특별한 이벤트 없이 조촐하게 치러진 행사에는 한나라당 이강두 정책위의장과 민주당 장재식 사무총장 등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

창당대회를 계기로 우리당 안에선 지도부 조기 선출론이 부상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재신임 국민투표가 야권의 반대로 사실상 어려워진 만큼 내년 총선에 대비, 늦어도 내년 1월까지 지도부를 구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당 대표격인 중앙위 의장 후보로는 김 의장과 정대철 상임고문, 김근태 원내대표 등 중진들과 정동영 의원 김두관 전 행자부장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정녹용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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