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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의 수능보감]논술 따라잡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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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치혁의 수능보감]논술 따라잡기

입력
2003.1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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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의 대학진학이라는 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다고 대학진학이 마무리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진학을 위해서 수능이라는 첫 단추를 끼웠을 뿐이다. 그 결과도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너무 일찍 샴페인을 터뜨리거나 미리 낙담할 이유는 없다. 끝날 때까지 정말 예측하기 힘든 것이 대학진학이다. 특히 요즘처럼 경우의 수가 많은 대입체제에서는 더욱이 그렇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에서 진인사하고 대천명하라는 주문을 먼저 하고 싶다.수능을 본 고3이나 재수생은 이제 각각의 입장에서 2라운드를 준비해야 한다. 수시 2학기, 정시 할 것 없이 대부분 심층면접이나 논술의 벽을 뛰어넘어야 한다. 여기서는 논술에 대해 생각해보자. 올해는 고려대 등 일부 학교에서 시행하고 있지만 내년부터 서울대에서 부활을 예고하면서 수험생은 물론 고2학생들에게도 그 관심이 더욱 커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학생들은 논술에 부담을 많이 느낀다. 자기 생각을 정리해 쓰거나 발표하기보다 수능을 위한 문제풀이에 치중했던 탓이다. 대응방법이 마땅치 않아 불평이 쌓이기도 한다. 이런 현실을 뒤집어 보면 논술은 충분히 상대우위를 점할 수 있는 전략적 가치를 지닌다. 실제 논술로 막판뒤집기를 이룬 사례들도 충분히 있다. 내가 가르쳤던 학생중 1999년 예상합격선에서 10점이나 모자랐지만 논술로 극복, S대 법대에 합격하기도 했다.

논술을 단기간 트레이닝으로 따라잡을 수 있는 비법이 있을까. 비법으로 신문기자들이 견습때 활용하는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신문기자들은 처음 6개월간 견습과정을 통해 취재와 기사작성의 요령을 트레이닝한다.

우선 잘 쓴 칼럼이나 기사를 선택해 문단별로 요지를 뽑은 다음 그 요지를 별도의 메모지에 옮겨 글 진행의 얼거리로 삼는다. 이제 그 얼거리만 보고 백지에 새로운 글을 써본다. 마지막에 완성된 글과 원문을 비교 한다. 나는 이 과정을 '모작'이라고 불러왔다. 화가들도 처음 그림을 그릴 때 명화를 그대로 모사하는 것처럼 작가와 기자들도 명문을 대상으로 모작의 단계를 거쳐 서서히 글의 구조를 장악하고 글을 풀어가는 방식에 익숙해지는 것이다.

모작의 글감으로는 희망 대학의 기출문제경향과 모범답안을 분석, 카테고리에 맞는 칼럼과 사설을 고르는 것이 좋다. 하루 1개 정도를 목표로 모작을 진행한다면 결국 시험까지 20∼30개를 써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고2는 수능의 지문을 모작해 보는 것도 좋다. 비문학의 지문들이 대개 어떻게 전개되고 구성되어 있는 지를 파악할 수 있다. 모작은 글을 파악하고 구성하는 힘을 길러주는 탓에 즉각 독해능력과 글 장악능력의 향상으로 연결된다. 내가 고2 겨울방학에 논술공부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황&리 한의원장·수험생 컨설턴트 www.hwangnl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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