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게이머 박용욱(20·사진)이 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마이큐브배 온게임넷 스타리그 결승전에서 승리,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오리온팀 소속인 박용욱은 온게임넷 스타리그 본선에 처음 진출하자마자 돌풍을 일으키며 결승까지 오른 슈마GO팀의 강민(21)을 3승 1패로 물리치고 왕좌에 올라,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우승 후 박용욱은 "게임을 할 수 있게 도와주신 부모님과 감독님, 동료 게이머, 팬들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의례적인 인사말이지만 그에게 이번 우승의 의미는 남다르다. 2001년 데뷔 후 한빛소프트배 온게임넷 스타리그에서 4위를 차지했던 그는 부모의 반대 등으로 오랫동안 게임을 접었다. 중학교 때부터 게임을 좋아했지만 성적이 떨어지자 부모가 게임을 적극 반대했던 것. 한때 가출을 밥 먹듯 하던 때도 있었지만, 결국 대학에 진학할 때까지 게임을 접었다가 지난해 말 다시 프로게이머로 돌아왔다.
게임하기를 그렇게 반대하던 부모가 직접 상경, 잠실야구장 덕아웃에서 진지하게 그의 경기를 관람해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더 강해졌다. 우승 후 부모와 고향 친구들, 친척들에게 모두 축하를 받으면서 하루 10시간 넘게 연습하면서 쌓인 피로가 한 순간에 풀리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다니던 대학을 중퇴한 그는 군 입대를 조금 늦추기 위해 내년에 사이버대학교의 게임 관련 학과에 진학해 당분간 프로게이머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다. 군대에 갖다 온 후에도 게임 관련 일을 직업으로 삼고 싶다고. 상금은 대부분 부모님께 드릴 예정이다. 단 2년 된 휴대폰만은 최신형으로 바꿀 생각이다.
/최진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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