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이후 우리 산의 모습과 산악운동의 변화를 조망할 수 있는 사진집이 나왔다. '김근원-산악 포커스'는 1950년대 6·25 직후부터 1970년대까지의 산과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흑백 사진 200여 컷을 담고 있다. 김근원씨는 경남 진주 출신의 산악사진가. 평생 산의 모습을 찍는 일에만 전념하다 2000년 작고했다. 사진집은 그의 장남이면서 역시 산악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는 김상훈씨가 엮었다.사진집은 전쟁의 상흔이 생생한 1950년대의 설악산으로 시작한다. 거의 무너지다시피한 신흥사 뒤로 펼쳐진 권금성의 모습에서 세월의 흐름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산악회의 동계 지리산 훈련 등반, 1950년대 울릉도 저동 포구, 식목행사와 경보대회, 1950∼60년대 서울 근교의 암벽등반 등의 사진이 들어있다. 원로 산악인들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젊은 산꾼들에게는 흥미로움을 불러 일으키는 모습들이다.
편저자인 김상훈씨는 "우리가 아끼고 사랑하는 산의 옛 모습이 이러했다고 알리고 싶어 아버지의 사진을 정리했다"며 "우리 선배들이 열악한 장비를 들고 국토의 곳곳을 누볐던 열정과 진솔한 모습을 전해주고 싶었다"고 말한다. 산악문화발행, 2만원.
/권오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