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살다 보니 콩글리시와 어색한 영어가 자주 눈에 띈다. 며칠 전 신문광고에 'Genitel'이라는 오피스텔 광고를 보고 생식기를 뜻하는'Genital'이 연상돼 웃고 말았다. 또 어느 통신업체가 자사 영어 회사명을 't.i.t.'로 쓰는 것을 보았는데, 'tit'는 유방을 뜻한다.그러나 나를 가장 당황하게 만들고 실망시키는 일은 철자법이나 문법적으로 틀린 영어 표현이다. 다음은 영자신문에 실린 어느 국영기업의 영문광고다. 'I have the unique way to express my love for fatigued husband. I inform my husband of traffic information to give a rest more quickly. Expressway traffic information! I know it correctly!'
피곤한 남편을 위해 특급열차를 타게 하자는 내용인 것 같은데 이는 한국식 표현을 그대로 영어로 옮겨 놓아 그 의미를 전혀 이해할 수 없다. 문장을 쓰기 전에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자문했다면 이런 문제는 피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런 잘못된 영어표현은 사람들에게 자신이 쓰는 영어가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계속 쓰게 할 수 있다는 데 문제가 있다.
요즘 시청자의 시선을 끌고 있는 한 통신사의 광고문구인 'Have a good time'을 사람들은 의미도 잘 모르고 무시로 사용하는데, 이 표현은 먼 길을 떠나거나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사용하는 것이지, 인사말과는 거리가 있다.
한국인들은 영어 슬로건을 쓸 때 길고 문법적으로 맞는 문장을 쓰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코카콜라와 마이크로소프트(MS)는 길지만 효과적인 슬로건을 갖고 있다. 'Just for the Taste of It(코카콜라)', 'Where do you want to go today?(MS)'는 약간 길지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명확해 큰 성공을 거뒀다.
아시아의 허브를 지향하는 한국에서 이처럼 잘못된 영어표현이 난무하는 사실은 너무 안타깝다. 한국은 세계 어느 곳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국제공항과 아름다운 월드컵구장 등이 있고 곧 최첨단 고속철도 개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홍콩이나 싱가포르 같은 경쟁도시국가를 누르고 진정한 허브가 되기 위해선 우리 주변에 범람하는 브로큰 잉글리시(broken english)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론 샤프릭 캐나다인 성균관대 성균어학원 강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