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 대법원은 10일 알 카에다와 아프가니스탄의 전 탈레반 정권에 연루된 외국인들을 대통령의 행정명령으로 쿠바 관타나모 기지에 구금하는 것에 대한 합법성 여부를 심리하기로 합의했다.미국의 최고재판소가 재판없는 구금의 합법성 여부를 심리키로 한 것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9·11 테러 이후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한 뒤 처음 있는 일이다.
연방 대법원은 이날 "심리는 내년 시작될 것"이라며 "대법원의 판결은 미국이 적대행위와 관련해 해외에서 체포된 뒤 쿠바 관타나모 해군기지에 감금돼 있는 외국적자 구금의 적법성에 대해 사법권이 있는지 여부로 한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방 대법원의 결정은 재판없는 구금이 헌법에 위배되는 지 여부가 아닌 재판 관할권에 국한된 것이지만 행정명령만으로 무제한적인 구금을 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사실상 제동을 건 것이어서 주목된다.
핵심 쟁점은 쿠바령이면서 미국이 주권을 행사하고 있는 관타나모 기지가 미국 사법권의 관할하에 있는 가 여부이다. 미국 사법부는 외국인이라 하더라도 미국 영토내에 있으면 헌법이 보장한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현재 관타나모 기지에는 42개국 출신 650여 명이 구금돼 있다. 구금된 쿠웨이트인 12명과 영국인 2명, 호주인 2명의 변호인들은 3월 연방 항소법원이 "연방법원은 관타나모 포로수감의 합법성을 판단할 사법권이 없다"고 판결한 데 불복, 연방대법원에 재심을 요청했다.
/황유석기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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