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제도가 사교육을 부추긴다." "학교가 학원만큼 학생을 잘 아느냐."11일 오후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16층 회의실에서는 중·고생과 대학생 17명이 이수일 학교정책실장 등 교육인적자원부 관료를 호되게 질책하는 보기 드문 장면이 연출됐다. 이 자리는 학생들로부터 사교육의 실태와 개선 방안을 듣기 위해 교육부가 마련한 것이다.
가장 먼저 나선 경복고 김홍성(1년)군은 "사교육비가 증가하는 이유는 학생 개인에 대한 관심, 배려에 있어 학교가 학원을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숙명여고 이진아(1년)양은 " 7차 교육과정은 특성화·차별화 수업을 목표로 한다지만 지금과 같은 학교 시설에서 가능하겠냐"고 따져 물었다.
대학입시가 사교육을 더욱 부추긴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무학여고 오은진(2년)양은 "사교육비 문제를 바로잡으려면 수능을 없애든지 자격고사화해야 한다"며 "학원에서 가르칠 수 없는 수행평가 등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 것도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또 고려대 문민기(2년)군은 "좋은 대학에 가려는 욕심이 사교육을 키우고 있다"며 "대학간 격차를 줄이고 학벌구조를 깨는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교육부는 이날 제시된 학생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올 연말 발표되는 사교육비 경감 종합대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조재우기자josus6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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