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재계가 청년실업 해소를 위한 최우선 정책으로 추진 중인 '대학생 인턴제'에 대해 국내 대기업들 중 불과 16.5%만이 도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0일 취업정보업체 헬로잡에 따르면 국내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인턴제 실시계획에 대해 설문을 실시한 결과 응답한 79개사 중 66개사(83.5%)가 '도입에 부정적'이라고 답변했다. 특히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6개월의 인턴십을 실시, 학점을 부여하는 방안을 대대적으로 실시하겠다는 지난달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발표에 대해서도 "기업의 현실을 무시한 정책"이라는 반응이 많았다.
전경련이 제시한 인턴제 도입을 반대하고 있는 한 대기업체 인사담당자는 "정규직을 매년 2,400여명씩 채용하고 있는데 대학생 인턴을 추가 채용할 필요가 있냐"며 "전경련의 인턴제는 정규직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있는 기업들에나 적당한 제도"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인기 직종인 금융이나 전자·IT 업체들은 "지금처럼 신규채용에 구직자가 몰려드는 상황에서 인턴십제도는 기업에 아무런 도움이 안 된다"고 입을 모았다.
도입 반대 이유에 대해서는 '인턴사원에게 영업 등 주요 업무를 맡길 수 없기 때문에'라는 응답이 13개사로 가장 많아, 현행 인턴십제도가 기업의 필요에 부합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은행 인사담당자는 "한때 인턴십을 실시했으나 인턴사원에게는 단순한 업무만 맡길 수 밖에 없어, 기업이나 구직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시행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이미 인턴제를 실시했던 14개 기업 중에서도 '경력직 수시채용이 많기 때문에 필요성을 못 느낀다'거나 '인턴 채용시 해고가 자유롭지 못하다'는 등의 이유로 폐지한 기업이 6개사에 달했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인턴사원은 아무래도 소속감이나 책임감이 떨어지는 데다 근무태도가 좋지 않아 인턴 모집을 중지했다"고 말해 인턴사원제가 확산되지 않는 이유는 대학측의 준비부족도 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턴제를 현재 실시하고 있는 14개 기업의 경우도 대부분 신규 채용절차 중 하나로 2개월 내외의 짧은 기간 실시하거나 노동부 직장체험 프로그램에 따라 학교의 요청이 있을 때 소극적으로 극소수 인원만 실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대학생 인턴십 도입을 준비하고 있는 전경련 관계자는 "현재까지 500대 기업중 20여개 기업만이 신청을 했을 정도로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정부의 보조금이 1인당 월 30만원 지급되고, 대학 재학생을 선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정규직 전환의 부담도 없다"며 "차츰 신청기업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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