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국이나 유럽의 MBA(경영학 석사) 과정에 지원하는 젊은이들이 부쩍 늘었다. 그들이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MBA에 도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사실 나도 20대에 그런 지원자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고 보니 내가 MBA를 마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 때 나는 안정된 직장을 과감히 그만두고 꽤 큰 돈을 들여 비즈니스 스쿨에 입학했다. 2년 동안의 MBA 과정에서 나는 무엇을 배웠던가? 지금 생각하니 그때 밤새 공부했던 내용들은 대부분 잊었어도 세 가지 놀라운 교훈은 아직도 내 마음에 선연하다.
첫째, 세계적인 시각을 갖게 된다. 조그만 땅에서 벗어나 초국가 기업들의 국제 전략과 행태를 연구하고 배운다는 것은 멋진 경험이었다. 나날이 세계 경제에 편입되어 가는 우리 경제의 앞날을 위해서도 세계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는 것은 대단한 경험이다. 세계 시장은 어느 개별 국가의 정치나 이념의 제약에서 자유로우므로 MBA 과정에서는 제대로 된 시장 경제를 배울 수 있다.
둘째, 다양성에 대한 적응력을 기른다. MBA 과정의 장점은 수강하는 학생들의 다양성에 있다. 비즈니스 스쿨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온 왕족, 푸에르토리코의 농구선수, 심지어 알래스카 출신의 발레리나도 있다. 이들은 자기의 경험과 지식을 나누고 서로에게서 배운다. 비즈니스 스쿨에서는 스터디그룹을 자주 조직하는데, 서로 다른 경험을 가진 학생들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협력하는 모습을 보고 아름답게 느끼기까지 했다.
셋째, 목표 중심적 사고를 하게 된다. 비즈니스 스쿨은 내게 "당신은 목표 중심적인 삶을 살고 있느냐"는 질문을 수시로 던졌다. 만약 당신이 지금 무엇을 위해 사는지 잊었다면 당신의 삶은 목표 중심적인 삶이 아니다. 목표 중심적인 삶은 어떠한 장애에도 마음이 흩어지지 않고 현재 내가 가진 자원을 활용해 전략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당시 나는 마음의 평화가 목표였으므로 '과연 나는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할까?'하고 자문하곤 했다. MBA 수업은 이러한 질문에 대해 스스로 답을 구하는 과정을 통해 나에게 무엇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가르쳐 주었다.
어차피 인생에서 쉬운 것은 없다. 비즈니스 스쿨에서 겪은 어려움은 험난한 세상살이를 견디기 위한 훈련이었다고 생각한다. 적어도 공부하면서 겪는 힘든 과정은 우리를 단련시킬 뿐이다.
김 형 진 국제법률경영대학원 교수 미국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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