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 내용은 물론 화질, 음질에 대한 평가를 함께 한다는 점이 영화평론가와 다른 점이다. 따라서 유명 리뷰어가 영향력 있는 인터넷 사이트나 관련 잡지 등에 게재하는 타이틀 리뷰는 이용자들의 타이틀 구매에 절대적 영향을 미친다.김태진 전업 리뷰어인 김태진(35)씨는 1994년 클래식 음반 평론가로 시작해 10년째 음반 및 DVD 리뷰를 쓰고 있는 유명인이다. 그는 현재 'HiVi' 'DVDIAN' '씨네21' 등 7개 주간·월간지에 글을 쓰고 있다. 리뷰를 위해 감상하는 DVD타이틀만 월 30편. 갖고 있는 DVD타이틀은 2,600여 편에 이른다.
그는 리뷰어로서 중요한 덕목을 감식안과 기기로 꼽았다. "일정 수준 이상의 기기를 갖춰야 화질, 음질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그는 3대의 프로젝터와 36인치 HD급 와이드TV, 4대의 DVD플레이어, 2대의 AV리시버, 5.1채널 스피커세트를 갖추었다.
그래서 그는 인터넷 사이트에서 활동하는 리뷰어들을 믿지 못한다. "인터넷 리뷰어들은 너무 어린 나이에 데뷔해 글을 쓰다 보니 제대로 된 장비를 못 갖추고 PC로 리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는 자신이 판단했을 때 오피니언 리더 역할을 할 일정 수준의 고급 DVD 잡지가 나오지 않으면 리뷰어 활동을 그만둘 생각도 하고 있다.
백준오 국내 최대의 인터넷 DVD동호회인 'DVD프라임'의 간판 리뷰어로 유명한 백준오(23)씨는 'DVD 2.0', 'DVDIAN' '엔키노' '프리미어' 등에 리뷰를 기고하고 있다. 그는 2000년 11월 국내 최초의 DVD잡지인 'DVD리뷰' 필진으로 데뷔했으며 내년 군 입대를 앞두고 대학 휴학중이다.
그는 DVD가 VHS와 달리 좋은 화질과 음질, 다양한 부록으로 사람들의 소장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만큼 구매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공정한 리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람들은 영화의 가치를 보고 DVD를 구입하기 때문에 감상에 큰 지장이 없으면 지나치게 기술적인 부분은 문제 삼지 않습니다."
월 10여 편 이상의 리뷰를 쓰는 그는 주로 36인치 HD급 LCD TV를 이용해 심야에 DVD를 감상한다. 현재 보유 타이틀은 500여 편.
송로사 여성 리뷰어인 송로사(26)씨는 애니메이션 전문가로 명성이 높다. 애니메이션 정보사이트인 베스트애니메(www.bestanime.com)의 운영을 맡고 있는 그는 애니메이션 DVD 리뷰를 매달 10여 편씩 'DVD 2.0' 'DVDIAN' '뉴타입' 등에 기고하고 있다.
1996년 행정고시를 보기 위해 연세대 행정학과에 진학한 그는 고시를 위해 휴학했다가 공부는 뒤로 한 채 애니메이션에 빠져들었다. 고가에 나온 일본판 '은하철도 999' 레이저디스크 박스세트를 등록금을 털어 구입했다가 휴학을 한 적도 있다.
그는 무엇보다 화질과 음질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정품 DVD가 불법복제품을 이기려면 우수한 화질과 음질로 승부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리뷰를 보고 제품을 구입해 만족했다는 메일을 받을 때 가장 보람을 느낀다. 리뷰를 위한 DVD 감상은 주로 밤 시간대를 이용하며 보통 한 작품을 서너 번씩 본다.
그는 최근 공들여 모은 2,000여 편의 애니메이션 비디오테이프를 부천만화정보센터에 기증했다.
박범수 DVD타이틀을 기획하는 프리랜서 DVD프로듀서인 박범수(31)씨는 DVD제작자를 겸하고 있는 독특한 리뷰어이다. "제작을 하다보니 다른 리뷰어들이 모르는 부분을 쉽게 확인할 수 있죠." '파이란' '친구' '고양이를 부탁해' '마리이야기' 등 대표적인 국내 영화 DVD타이틀이 그의 손을 거쳤다.
그렇지만 그는 기술적 결함보다는 사람들이 DVD타이틀을 구입했을 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부분에 더 초점을 맞춘다. "화질, 음질 등 기술적 언급보다는 해당 타이틀의 어떤 부분이 DVD효과를 제대로 살렸는지를 중점적으로 봅니다. 사람들은 자신이 지불한 대가만큼의 만족을 원하거든요." 그의 이런 생각은 10년 동안 다양한 경험을 쌓기 위해 택시운전, 케이블TV 프로듀서, 선원, 유치원 교사 등 20여가지 직업을 전전하면서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난 끝에 얻은 결론이다. 현재 'DVD라이프' '문화콘텐츠신문' 등에 월 5편 정도의 리뷰를 쓴다. 앞으로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할 수 있는 리뷰를 쓰고 싶다"는 그는 영화 제작 전에 DVD기획을 함께 하는 '포스트 프로덕션 슈퍼바이저'가 되는 게 목표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