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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시장은 "엘도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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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만화 시장은 "엘도라도?"

입력
2003.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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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만화 작가들이 학습만화 시장으로 대거 이동하고 있다. 시장 불황으로 만화가들의 주요 활동 무대였던 만화 잡지가 속속 폐간되면서 활동 공간 뿐만 아니라 생계조차 위협 받는 상황에서 활황을 누리고 있는 학습만화로 발길을 옮기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다. 1년 여 전부터 본격화한 만화 작가들의 이동은 이제 인기 작가 군으로까지 번져가고 있다.현재 학습만화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만화 작가로는 '만화 삼국지'의 이희재,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의 강경효, '신의 나라 인간의 나라'의 이원복, 뚱딴지 만화시리즈의 김우영 등이다. 이들이 내놓는 작품은 잇달아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있다.

만화 작가들의 이동은 2001년 '만화로 보는 그리스로마신화'가 대히트를 치면서 시작됐다. 한수 아래로 보던 학습만화가 '장사가 된다'는 것을 확인한 셈이었다. 이제는 잡지에서 잘 나가던 작가들까지도 뛰어들었다.

'용비불패'로 지난해 '오늘의 우리만화상'을 받은 문정후는 지난해 8월 이후 '영웅 초한지'작업에 매달려 있다.

현재 4권까지 냈으며 잡지 연재는 하지 않고 학습만화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짜 사나이'의 박산하는 축구만화 '공포의 축구화 블랙스콜피오'를 그리는 중이며, '까궁'의 이충호도 학습만화를 그리고 있다.

만화계는 만화잡지 연재 경력이 1년이 넘거나 단행본을 낸 작가들 가운데 현재 학습만화만 그리거나 잡지와 학습만화를 병행하는 작가가 줄잡아 40∼5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러브 TV'의 김강일은 지난 여름 '로빈스크루소'를 냈으며, 무협 액션물을 그려온 이원희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등 한국 문학 작품의 만화화 작업을 하고 있다. 학원, 스포츠물을 주로 그려온 손태규는 '수호지'를 준비 중이다.

잡지 연재 작가들이 학습만화 시장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것은 스토리 만화의 경향이 먹히고 있는 데다 화면의 시원한 연출과 코믹한 표현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만화 기획자 홍재철씨는 " 기존 아동만화 작가들에 비해 작품의 생산성이 높은 것도 이들의 장점"이라면서 "기성 작가들 뿐만 아니라 잡지 연재 기회를 잡기 어려운 신인 작가들도 학습만화 시장으로 들어 오고 있다"고 전했다. 학습만화를 내고 있는 출판사는 줄잡아 50∼60여사에 이른다.

만화계는 만화 작가들이 학습만화 시장으로 이동하는 것을 안타까운 눈길로 지켜보고 있다. 시장 침체와 일본 만화의 잠식으로 만화 작가들의 입지가 좁아져 만화의 본령을 버리고 곁가지에 매달리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잡지 시장의 불황이 개선되지 않는 한 만화 작가들의 이동은 계속될 수밖에 없고 잡지 만화와 학습 만화의 균형 있는 발전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남경욱기자 kwnam@ 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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