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라는 거 알죠? 그게 진짜 사람 비참하게 만드는 거거든요. 많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난 내 안에 벽을 만들어버린 거예요."'호텔 아프리카'의 작가 박희정(33)씨가 대안학교를 소재로 한 신작 'FEVER' 1,2권(서울문화사 발행)을 내놓았다. 만화 잡지 '윙크'에 지난해 2월부터 연재한 것을 묶었다. 공교육의 장에서 상처 받은 주인공들이 'FEVER'라는 이름의 대안학교로 모여드는 것이 지금까지의 줄거리.
왕따를 당해 다른 학교로 전학간 친구의 자살 소식을 전해 듣고 학교 생활에 회의를 느낀 여학생 김형인, 절에서 스님의 손으로 길러진 고아 출신이라고 따돌림을 당한 강지준 등 열 일곱 살 청춘들의 좌절과 방황이 섬세하게 그려진다.
박씨는 1990년대 중반 '호텔 아프리카' '마틴 앤 존' 등으로 순정 만화 독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작가. 현란한 앵글의 변화와 적절하게 삽입한 컷들이 정교하게 조화되고 유머와 진지함이 적절하게 어우러진다. 순정만화 작가 가운데 가장 감수성 짙은 작품을 그리는 작가라는 평처럼 이번 작품에서도 청소년들의 감성적 심리 묘사가 섬세하고 풍부하다. 작가는 현재 'FEVER' 연재를 잠시 중단하고 있으나 연말쯤 '호텔 아프리카' 애장본과 단편집을 낸 뒤 잡지 연재를 재개할 예정이다.
/남경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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