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 8학군의 가구당 사교육비가 전국 평균의 2.6배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남에서는 대학입시와 연관이 높거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많았다.한국노동연구원 김지경 책임연구원은 전국 대표 표본 5,000가구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실시한 노동패널조사를 통해 '재수생이하 자녀를 둔 가정의 사교육비 지출 실태'를 조사, 서울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 지역 가구당 사교육비 지출액이 월평균 62만7,000원으로, 전국 평균(23만9,000원)의 2.6배였다고 9일 발표했다.
분당·일산·평촌·산본·과천 등 경기 신도시 지역(46만8,000원)이 강남의 뒤를 이었고, 비강남지역은 29만8,000원으로 강남의 48% 수준이었다. 신도시를 제외한 경기 지역은 25만7,000원, 광역시는 19만2,000원, 기타 지역은 16만3,000원이었다.
지역간 사교육비 불균형 심화
서울 강남 대 비강남, 경기 신도시 대 비신도시의 사교육 불균형도 점차 커지고 있다.
강남 사교육비 지출액은 2000년 30만5,000원이었으나 소비자물가 상승분을 감안한 실질 사교육비를 산출하면 2001년 33만3,000원, 2002년 58만7,000원으로 큰폭으로 상승했다. 경기 신도시 지역도 2000년 16만3,000원에서 2001년 20만8,000원, 2002년 43만8,000원으로 급상승했다.
반면 비강남과 비신도시를 포함, 전국적으로는 해마다 20% 안팎 상승하는데 그쳤다.
자녀 1인당 사교육비도 강남은 32만3,000원으로 전국 평균(17만7,000원)의 1.8배였다. 또 강남에서는 5가구 중 1가구 꼴로 소득의 25% 이상을 사교육비로 지출했다.
김 연구원은 "지역간 교육 불균형 문제가 사회 불평등을 야기하고 있는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고 최근 들어서는 그 정도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사교육비 지출 대학입시에 집중
강남에서는 특히 대학입시와 밀접한 중·고·재수생에 들어가는 사교육비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중·고·재수생 1인당 사교육비는 강남은 45만원, 신도시는 44만원이었으나 비강남 25만9,000원, 비신도시 22만원, 광역시 18만8,000원, 기타 지역 22만7,00원으로 강남·신도시의 절반 수준이었다. 하지만 미취학아동의 경우 강남은 1인당 15만1,000원으로, 비강남(16만2,000원)과 신도시(21만7,000원)보다 오히려 적었다.
특히 고소득층일수록 강남과 타지역의 사교육비 격차가 컸다. 월소득 200만원 미만까지는 비강남지역보다 사교육비 지출이 적었으나 200만원이상∼300만원미만과 300만원이상∼400만원 미만은 각각 60만4,000원과 66만원을 지출, 비강남의 2배 안팎이나 됐다.
특히 월소득 500만원 이상의 경우 강남에서는 월 700만원을 사교육비로 쓴 가구가 있는 등 평균 172만3,000원으로, 서울 비강남(55만6,000원)의 3.1배, 경기 신도시(94만8,000원)의 1.8배에 달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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