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이들에게 한국문화를 가르치는 일은 절대 멈출 수 없습니다."중앙대 무용과 이주희(39·사진) 교수는 올해로 10년째 일본 초·중·고생들을 상대로 한국 전통 무용을 소재로 한 무료 공연을 펼쳤다. 그동안 이 교수가 가진 일본 현지 공연만 무려 1,000회가 넘는다. 도쿄(東京), 오사카(大阪) 등 대도시는 물론 홋카이도(北海道), 큐슈(九州)까지 안 가본 지역이 없다.
"특별한 계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어요. 유학을 오래 해서 그냥 제게 주어진 몫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일본 도쿄에서 유학 중이던 1992년 말 연주활동 중 알게 된 지인을 통해 일본 학교 순회공연 제의를 받았다. 흔쾌히 제의를 수락한 이 교수는 하루 2차례 초·중·고교의 강당, 체육관에서 아이들을 상대로 한국무용은 물론 판토마임을 연상케 하는 1인 퍼포먼스 등을 펼치며 한국 문화 전수에 힘을 쏟았다. 이후 공연 요청을 해오면 지방 학교도 마다하지 않고 찾아갔다.
10년이 넘도록 무료 공연 봉사를 해온 이 교수를 가장 감동케 하는 것은 공연을 본 일본 학생들이 때때로 전해오는 감상문. "아이들의 글을 보면 '한국의 전통문화를 너무 배우고 싶다' '한국에 꼭 가보고 싶다'는 내용이 많아요. 매번 '문화의 전달이라는 것이 이런 것이로구나'라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지리적으로 가깝지만 일본 아이들이 지닌 한국에 대한 지식은 의외로 적다고 평가한 이 교수는 "아이들 100명 중 1명만이라도 한국에 대해 애착을 느끼게 한다면 그것으로 공연의 목적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공연을 할수록 한국문화를 전해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커집니다"라고 말하는 이 교수에게 남은 목표를 물었더니 대답은 의외로 간단명료했다. "힘이 닿는 한 일본 공연을 계속 하고 싶을 뿐입니다. 평생 끊을래야 끊을 수 없을 것 같아요." 아직까지 미혼인 그는 "시간만 나면 일본을 다녀오는 탓인지 아직까지 좋은 인연이 없어요"라며 웃었다.
/이준택기자 nag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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