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다른 학생들과 똑같은 등록금을 내면서도 각종 복지혜택에서 소외 당해온 야간대생들이 가을 총학생회 선거를 통해 '자기 권리 찾기'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야간학부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7개 전공, 1,400여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는 동국대가 바로 그 현장.야간총학생회장 단독후보 김윤권(21·정보통신공학과 3년)씨의 최우선 공약은 현업직장인 학생들에 대한 주차비 인하였다. 캠퍼스가 남산 중턱 협소한 공간에 있는 탓에 늘 주차난에 시달려온 학교는 야간학생들에 대해서도 시간당 3,000원의 주차비를 받았다. 그러다 보니 직장인들이 자가용으로 등교해 수업을 들으면 하루 평균 1만5,000원 이상을 주차비로 지불해야 했다. 그러나 김씨는 "비싼 주차비 때문에 학생들이 갓길에 차를 세우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항의해 지난달 27일 하루 5,000원 정액 주차권을 판매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 '교직원 수준'의 월 정기권 발급을 요구한 것에 비하면 아쉽지만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이미 큰 수확을 거둔 셈.
김씨의 두 번째 공약은 '등록금이 아깝지 않은 수업'을 받자는 것. 현업 종사자가 많은 야간대생들은 실용적 강의에 대한 열망이 강하다. 그러나 전임교수의 비율도 낮을 뿐더러 학점당 수업시간도 주간에 비해 15분 정도가 짧아 '야간대다운 야간대'는 늘 꿈 같은 이야기였다. 그래서 김씨는 학교측에 "실무능력을 갖춘 교수진을 초빙하고 결손 수업시간만큼 장학금 혜택을 늘려 달라"고 제안했다.
야간학부에 부는 새 바람은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20여년의 직장생활 끝에 올해 만학의 꿈을 이룬 정수림(42·여·경영학부 1년)씨는 "가렵던 곳을 시원하게 긁어주는 후배가 듬직하다"며 "힘이 닿는 한 어린 동기들의 일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전성철기자 for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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