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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탈출/끙끙끙… 이젠 시원하게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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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비 탈출/끙끙끙… 이젠 시원하게 "보고"싶다

입력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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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회사 3년차 직장인 최모(28·여)씨는 직장생활을 시작한 이후 만성 변비에 시달려왔다. 과도한 업무량에 따른 스트레스가 원인이라고 생각해 변비약을 오랫동안 복용하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다. 최씨처럼 변비를 호소하는 사람은 전국민의 10% 내외로 추정된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가 서울시민 1,06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1명이 심각한 변비로 고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변을 잘 보는 것은 잘 먹고 잘 자는 것과 함께 건강의 3대 지표로 불릴 만큼 중요하다.변비, 왜 생기나

변비는 대변이 딱딱해 변을 보기 어렵거나, 배변횟수가 1주일에 3회 이하인 경우를 말한다. 어른은 장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하루 20g 이상의 섬유소와 1.5∼2ℓ의 물이 필요하다. 다이어트를 한다고 음식섭취를 제한하거나 고기와 우유 등 섬유소가 적은 식사를 하면 장의 연동운동이 줄어들어 변비가 된다.

또 물을 적게 마시거나 치즈나 곶감 등 변비를 일으키기 쉬운 음식도 원인. 운동이 부족해도 대장운동이 활발하지 못해 변비가 생긴다. 영동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박효진 교수는 "요즘 들어 변비 환자가 늘고 있는 것은 바쁜 생활 탓에 대변을 제때 보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을 자주 참다 보면 배변반사가 억제돼 나중에는 변이 대장에 꽉 차도 대변을 변이 마렵지 않게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나 긴장감도 장기능을 해친다.

신체적 원인으로는 장내 종양이 있거나 장이 꼬였을 때, 선천성 거대결장 등 대장의 신경이나 근육에 이상이 온 경우, 파킨슨병, 뇌척추 손상이나 종양, 갑상선 기능 저하, 당뇨병 등도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 이밖에 정신과 질환에 쓰이는 일부 약물, 기침약, 고혈압약 등과 뇌졸중, 사지마비 등으로 장시간 누워 있을 때에도 변비가 생길 수 있다.

습관 바꿔야 변비 탈출

변비 탈출을 위해서 약물치료보다는 충분한 물과 섬유소의 섭취, 일상 생활시 적당한 운동, 올바른 배변 습관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중의 변비약은 대장을 자극해 장운동을 촉진하는 자극성 하제가 대부분이어서 초기에는 효과적일지 모르나 장기 복용할 경우 대장흑색증이나 장무력증이 생길 수 있다. 강남서울외과 오소향 원장은 "특히 안전하다고 생각하며 다량 복용하는 한방차도 장을 자극하는 성분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은 하루에 8컵 이상 마시는 것이 좋으며 생수로 마시기 힘들면 차나 음료수, 국으로 섭취해도 괜찮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명승재 교수는 "특히 아침 기상 후 마시는 한 잔의 물은 장을 자극해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도록 한다"고 말했다.

한국영양학회는 하루에 식이섬유소를 20∼25g 정도 섭취하라고 권장하지만 최근 조사에 의하면 평균 17.3g 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섬유소가 많은 현미, 콩, 보리, 미역, 과일, 양상추, 당근, 오이, 고구마, 감자, 토란 등을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

식사도 거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변비환자는 배변이 고통스러워 변의 양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밥을 적게 먹는다. 그러나 이만큼 어리석은 일도 없다. 식사량이 많아야 대변의 양이 많아져 배변이 쉬워진다. 특히 아침식사를 하지 않는 사람의 3분의 2가 아침에 배변을 하지 않고 변비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음을 명심해야 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화장실에 가는 시간. 배변의 황금시간이 바로 아침 식후 30분이다. 주의할 것은 배변 시간을 5∼10분으로 해야 한다. 변을 보는 시간이 오래 걸리면 항문 주위의 혈관에 피가 고이게 돼 혈관이 늘어난다. 이 상태가 오랫동안 지속되면 치질의 한 종류인 '치핵'으로 발전할 수 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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