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실시된 일본 중의원 총선거에서 제1야당 민주당이 대약진을 한 가운데 자민, 공명, 보수신당의 연립3여당이 과반수 의석인 241석은 확보하지만 자민당 의석수가 대폭 줄어들은 것으로 나타났다.공영 NHK는 소선거구 300명과 비례대표 180명 등 모두 480명의 중의원 의원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의 10일 0시 현재 중간 집계결과, 연립3여당이 252석을 얻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연립3여당의 중의원 해산전 의석수는 287석이었다.
NHK는 9일 투표 종료와 함께 발표한 출구조사(53만명 대상) 결과에서도 해산 당시 무소속 영입을 합쳐 246석이었던 자민당이 214∼241석을 얻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선거 직전 자유당과 합당해 137석이었던 민주당은 합당효과가 나타나 170∼205석을 차지할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비례대표에서는 자민당 61∼79석에 비해 민주당이 63∼84석으로 제1당이 될 것으로 조사돼 정당선호도에서는 민주당이 자민당을 앞섰다.
이날 오후 11시30분 현재 당선이 확정된 각 당의 의석은 자민당 179석, 민주당 115석, 공명당 20석, 공산당 4석, 사민당 2석, 보수신당 2석으로 집계됐다.
지난 2001년 자민당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정권 출범 이후 처음 실시된 이번 총선은 고이즈미 개혁노선에 대한 중간평가의 성격을 띠고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선거 전 "연립3여당의 과반수 확보에 실패하면 퇴진하겠다"고 연립3여당의 정권유지를 선거의 승패 라인으로 설정했지만 자민당의 의석수 감소로 당내에서 선거책임론이 일어 지도력이 약화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은 자민당 의석이 지난 선거의 233석보다 줄어든다면 자민당의 패배로 규정하고 고이즈미 총리 퇴진을 요구할 방침이다. 또 민주당은 대약진으로 정권교체를 넘보는 수권정당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며 향후 국회 및 정국 운영의 핵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자위대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는 민주당의 의석수 증가와 이라크 치안정세의 악화로 일본 정부의 연내 자위대 파병 일정도 영향을 받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자민당은 "안정 속 개혁"을 호소했고, 민주당은 50여년 이상 이어져온 자민당 정권 종식을 내걸었다. 공산당과 사민당은 평화헌법의 개정에 반대한다는 "호헌"을 내걸고 한 표를 호소했다.
일본 언론들은 이번 선거에서 공산, 사민, 보수신당 등 군소정당이 패퇴하고 민주당이 약진해 장차 일상적인 정권교체가 가능한 양당 중심제의 새로운 정치구도의 단초가 마련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평균 2.4대 1의 경쟁률을 보인 이번 선거는 그러나 친족의 선거구를 이미 물려받았거나 새로 물려받은 후보자가 자민당에서 113명, 민주당에서 25명이 출마해 일본 정치에서 '세습'이 일반화된 것으로 드러났다.
/도쿄=신윤석특파원 y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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