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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중견간부의 조언/여성취업 기업보다 원하는 직종 골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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女중견간부의 조언/여성취업 기업보다 원하는 직종 골라라

입력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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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주 JW메리어트호텔 인사부 차장"강하게 보이면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얌전하게 보이면 '나약하다'는 평가를 받기 쉬운 것이 여성 구직자의 어려움입니다. 여성구직자는 남성위주의 직장문화에서 이 같은 편견을 극복하기 위해 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JW메리어트호텔 인사부 이동주 차장(35·사진 왼쪽)은 구직 때 여성이 겪는 어려움은 남녀차별 뿐 아니라 여성구직자 자신에게도 원인이 있다고 진단한다. "입사면접 시 긴 머리를 휘날리면서, 명품이나 부담스러운 액세서리·의상을 하고 나타나 '그랬는데요… 그랬거든요?… 아니요'등 사적인 자리에서나 어울리는 어투로 대답하는 여성지원자를 종종 만나게 됩니다. 이런 지원자는 외모에 치중해서 업무에 충실하지 못할 것 같다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고, 어린애 같은 어투는 회사의 중요한 비즈니스에 걸림돌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또 아직도 '취직 안되면 결혼하지'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가지고 있어서 인지, 필기시험 성적은 좋지만 막상 면접을 해보면 지원회사에 대한 사전공부나 지원동기 등이 부족해보이는 여성 지원자가 많다며 좀더 적극적인 지원태도가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 차장은 "여성 직장인은 치밀함, 지구력, 친화력 등에서 남성보다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 같은 장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면접 시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고 정확하게 대답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자기소개서에 학창시절의 대외활동 경험을 강조해 사회성이 부족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없앤다면 취업문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취업준비 요령을 묻자 이 차장은 "우선 어학능력을 키우라"고 강조한다. 어학은 하루 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대학 입학과 동시에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엑셀, 파워포인트 등 사무실에서 기본적으로 필요한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익히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졸업을 앞두고는 이력서 작성 방법을 통달해야 하는데, 인터넷에서 최신 이력서 작성방법을 찾아보는 등 정성을 기울여 세련되면서도 독창적인 이력서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 차장은 "대부분의 채용담당자들은 이력서를 통해 지원자에 대한 첫 느낌을 갖는다"고 인사담당자로서의 경험을 들려줬다.

● 김희경 LG CNS IS팀 부장

"요즘 우리회사에 지원하는 여성지원자들을 보면 준비도 철저하고, 자신이 맡을 직종에 대한 비전도 뚜렷합니다. 오히려 자격과잉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죠. 그런 우수한 인재 중에 대다수는 낙방의 쓴잔을 마셔야 한다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습니다."

LG CNS IS팀 김희경(36·사진 오른쪽) 부장은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눈높이를 낮추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조언한다. 경쟁률이 치열한 대기업만 응시하다 쉽게 좌절하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직종에서 자신을 원하는 중소기업에 입사한 후 경력을 쌓아 재도전하는 것이 현명한 구직전략이라는 것이다. 이런 구직전략을 김 부장은 '꿈의 명함 간직하기'라고 표현한다. 김 부장은 여성 구직자에게 취업문이 더 좁은 이유는 인사담당자들이 크건 작건 간에 '여성은 결혼, 육아 등으로 장기간 근무하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 분석한다. 따라서 여성 구직자는 면접관들에게 '누구보다 오래 이 회사를 위해서 일해 줄 인재'라는 확신을 심어줘야 한다는 것이다. 면접관에게 이런 확신을 심어주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진솔한 태도로 자신이 원하는 직무에 대한 분명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 부장은 "면접관은 마치 외운 듯이 막힘 없이 나오는 대답이나 정형화한 대답에 대해서는 높은 점수를 주지 않는다"며 "긴장하고 경직된 경쟁자들 사이에서 차분함과 약간의 여유를 가지고 진지하게 답변한다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한다. 김 부장이 입사하던 1989년 10%에 불과하던 LG CNS의 여성 비율은 현재는 25%까지 늘어났다. 김 부장은 "그 동안 부서의 꽃에 머물던 여성 직장인의 역할도 힘든 산업현장이나 치열한 프로젝트까지 그 경계가 급속하게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한다. 김 부장은 최근 동료직원이 풀지 못한 과제를 며칠 밤을 새워가며 대신 해결한 후 그 공을 동료에게 돌렸던 부하 여직원의 일화를 들려주며 "그 후배처럼 여성특유의 친화력과 세심함이 전문지식과 결합한다면 어떤 남성직원도 따라올 수 없는 핵심인력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오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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