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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인 공모주, 황금알서 오리알로

입력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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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 새로 상장·등록한 기업의 주가가 맥을 못 추면서 공모주 시장이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발품을 팔아 높은 경쟁률을 뚫고 어렵게 받아낸 공모주가 시장에 상장·등록 후 추락하는 바람에 소문만 요란하고 정작 실속은 없는 속 빈 강정으로 바뀌었다.새내기, 날개도 못 편 채 추락

이달 4일 거래소에 신규 상장한 홈데코는 4일째 하락행진을 이어가며 시초가(2,400원)에 비해 30% 넘게 하락했다. 1,700원대에 머물고 있는 주가는 공모가(1,500원)까지 위협하며 공모주를 배정받은 투자자들의 속을 태우고 있다. 10월 말 코스닥에 새로 등록한 중앙백신과 휴비츠도 연일 급락하면서 시초가에 비해 36∼40%나 떨어졌다.

6일 새로 등록한 지식발전소 등 일부 새내기주는 반짝 상승하기는 했지만 '신규 등록주=상한가 행진'이라는 코스닥의 '공모주 불패' 신화가 깨지고 있는 셈이다. 지난 달 공모주 청약 당시 사상 최고 경쟁률(2,980대1)을 기록했던 디지털대성도 최근 주가가 시초가 대비 30%가까이 하락한 6,000원대로 추락했다.

개인, 발품 팔았건만 수익은 쥐꼬리

이처럼 신규 등록주의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하면서 수조원의 부동자금이 몰려 청약 경쟁률이 치솟고 있는 공모 시장에서 거액의 청약증거금을 내고 소량의 주식을 받은 개인들은 별다른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대부분 공모주의 경쟁률이 1,000대1을 넘으면서 1억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내고 3만∼5만주의 주식을 청약해도 고작 30∼50주 밖에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시초가가 공모가의 2배 가까이에서 형성되지만 이내 기관투자가들이 차익 매물을 쏟아내 주가는 내리막길을 걷기 일쑤다.

시장조성 사라져 매물 늘어

'새내기주'가 부진한 것은 달라진 공모제도 때문. 그동안 신규 등록주의 주가가 공모가 아래로 떨어지면 주간 증권사가 주식을 사들여야 했던 '시장조성'의무가 올9월부터 사라지면서 증권사들이 공모가를 높여 잡고는 상장·등록 후 단기 차익실현에 치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모주를 대량으로 받은 기관투자가들은 시장조성 폐지로 불안감을 느끼고 공모주 매도 시점을 과거보다 앞당기고 있다. 공모가를 높이고 시초가 결정 때 공모가의 두배 가까이 최대한 가격을 올린 후 장중에는 이익을 실현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기관 매물 소화후 접근

공모주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공모주시장도 다소 썰렁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개인투자자의 경우 유망 기업 주식을 싼 값에 확보해 상장·등록후 주가가 오르면 차익을 실현하는 기존의 투자방식에서 탈피해 기관 매물이 모두 소화된 후 우량주 중심으로 저점에서 공략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충고하고 있다.

대우증권 주식인수부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 때는 기관의 보호예수 물량을 꼭 확인해야 한다"며 "주가가 달아올랐을 때보다 등록 2∼3개월 후 물량 소화로 열기가 식었을 때 우량기업을 노리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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