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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39>"매아도사" 출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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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의 30대를 위한 쪽지]<39>"매아도사" 출두요!

입력
2003.11.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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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이 아내를 때려?남편의 폭력이 또다시 사회문제화 되고 있다. 폭행을 일삼는 남편을 그 딸과 아내가 합세해 죽인 사건이 계기가 됐고, 이혼사유 2위가 남편의 폭언, 폭력이라는 보도로 화제가 증폭됐다.

A는 퇴근 후 집에 돌아와 차임벨을 한 번 누르자 마자 아내가 문을 열어야지 한 번 이상(두번도 안된다) 차임벨을 누르게 하면 그 날은 아내에게 주먹을 휘두른다. 아내는 그의 퇴근시간이면 현관 앞에 앉아 안절부절이다.

B는 노래를 부를 줄은 몰라도 듣는 것을 좋아하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술 마시고 들어오는 날에는 자기가 잠들 때까지 부인이 옆에 앉아서 노래를 불러줘야 한다. 자기가 잠들기 전 노래가 그치면 주먹이 날아간다.

C의 아내는 명문 여고의 선생님인데 그 여선생님은 결근이 잦다. 남편에게 맞아 얼굴에 피멍이 들면 결근이다. C가 아내폭력배임을 알게 된 동료 전원이 그에게 절교를 선언했다. 창피하게도 그는 그 당시 언론사의 간부였다.

D는 아내가 집에서 살림만 하는데도 시간별 행선지나 위치 표시를 해서 귀가한 남편에게 보고해야 한다. 만약 가시권을 벗어나거나, 자신이 퇴근 했을 때 아내가 집에 없으면 그날은 폭력배가 된다.

일하는 아내의 사회를 파괴해?

요즘 세상에도 이런 남자가 있느냐고 묻고 싶은 독자가 많을 것이다. 더구나 직장인이 아내를 때린다니 혹시 '폭력주식회사'에 근무하는 남자냐고 묻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이런 남편이 있다. 집에서 일하다가 맞는 것도 억울한데 남편과 다름 없이 사회 생활을 하는 아내가 맞는 경우도 있다. 일하는 아내를 때려 출근을 못하게 만든 남편도 있는 것이다.

사회 생활을 하는 아내에게 손찌검을 한다는 것은, 단순히 약한 여자인 아내를 때린 것만이 아니라, 그 아내가 참여하고 있는 아내의 사회 전체를 파괴하는 것이 된다. 따라서 맞벌이 아내에 대한 폭력은 법률에서도 중하게 다루는 것으로 알고 있다.

맞벌이 남편은 어떤 경우에도 아내에게 주먹을 휘둘러서는 안된다. 폭력은 아내를 애완견이나 자동차처럼 소유물로 생각하는 남편들이 저지르는 행위다. 따라서 아내의 어떤 실수나 어떤 잘못에도 폭력은 용서받지 못한다.

매맞는 아내는 대한민국 비극 1호?

어쨌든 아직도 남편에게 맞고 사는 아내가 있다는 것은 매우 기분 나쁘다. '매맞는 아내'를 이 세상에서 구경하지 말자는 뜻에서 '남편의 폭력'에서 주어(主語)를 뒤집어 '매맞는 아내'로 워딩(작명)을 한 것이 1980년대 초.

텔레비전 생방송에서 '당신이 아내를 때리면 장차 딸이 시집가서 매일 밤 남편에게 얻어 터질 것이다'라는 발언 때문에 가십거리가 되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매맞는 아내문제에 도전했다. 당시 발행하던 잡지(여원)에서 '매맞는 아내를 위한 캠페인'을 매달 10년 넘게 했다. 매 맞은 아내가 보따리를 싸서 친정으로 가면 친정은 똑같은 소리만 한다. "출가외인이다. 그 집 가서 죽어라!"

매를 맞고 보따리를 싸 가지고 나왔으나 갈 데 없는 아내를 위해 기부금을 내어 그것을 토대로 '쉼터'가 마련되기도 했다. 또 '매아도사'(매맞는 아내를 도와주는 사람들의 모임)가 만들어졌다.

아직도 '매아도사'를 필요로 하는 아내들이 존재한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비극 1호에 해당된다. 그래서 잠시 쉬었던 '매아도사'가 다시 '출두'한다. 아내를, 특히 일하는 아내를 때리는 남편에 대한 선전포고다. 매맞은 맞벌이 아내가 신고하면 '매아도사'가 도와드릴 것이다.

/한국네트워크마케팅협회회장 smileok@knm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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