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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부당 언론사에 2억弗 쾌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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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부당 언론사에 2억弗 쾌척

입력
2003.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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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도널드사 창업주인 고 레이 크록의 부인으로 얼마 전 타계한 조앤 크록(사진) 여사가 유언으로 공영라디오방송(NPR)에 2억달러(약 2,400억원) 이상을 기부했다고 NPR측이 6일 발표했다. 이는 NPR의 연간 예산의 2배에 해당하는 거액이자 문화 관련 기구에 대한 기부로는 미국 역사상 최고액이다.지난달 12일 75세를 일기로 숨진 크록 여사는 생전에도 평화단체를 비롯해 교육, 건강, 예술 기구에 대한 기부로 유명했던 박애주의자였다. 정확한 기부금 액수는 자산 평가액 여부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NPR측은 약 2억2,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그의 기부는 규모도 규모지만 '공정한 언론'에 대한 미국 사회의 관심과 애정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의 기부가 주로 의료나 세계 평화 등 보편적인 인류애를 표현하는 단체에 집중됐던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미국 사회는 거액의 기부를 받을 수 있는 공정한 언론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한껏 고무돼 있다.

1970년에 첫 전파를 탄 NPR은 주간 2,200만명 이상의 청취자를 확보하고 있는 대표적인 공영방송이다. 광고가 없는 순수 비영리 방송으로서 불편부당한 보도로 정평이 나 있다.

예산의 절반은 회원사인 지방 방송국에서 받는 분담금으로, 나머지는 공공 기금이나 기부금을 통해 충당하고 있다. 평소 NPR의 애청자로 크고 작은 도움을 줘왔던 크록 여사는 최근 NPR이 기부금 감소로 인한 재정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것을 안타까워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인들은 또한 그녀가 이라크 전쟁과 관련한 NPR의 치우치지 않은 보도에 큰 관심을 보였다고 전했다.

NPR의 케빈 클로스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그녀의 엄청난 선물에 몸둘 바를 모르겠다. 그러나 이것은 기부금의 많고 적음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NPR에 대한 그녀의 소망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돈 걱정 하지 말고 공정한 방송을 계속해 달라'는 고인의 뜻을 기리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기부문화가 발달한 미국 사회이지만 크록 여사의 기부는 새삼 사람들을 감동시키고 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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