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이 7일 장내에서 현대그룹의 지주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주식 7.5%를 또다시 매집했다. 이에 맞서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도 최근 남편인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현대상선 지분 2%(206만2,440여주)를 200여억원에 매각, 자금을 확보하는 동시에 KCC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준비하는 등 경영권 방어에 나서 현대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지분 싸움이 본격화하고 있다.정 명예회장측은 이날 주말장 폐장 15분을 남기고 우리증권 창구를 통해 전격적으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7.5%(42만3,030주)를 매수했다. 이로써 정 명예회장측은 신한BNP사모펀드 지분 12.82%와 이날 사들인 7.5%, 기존 보유분 3.1%를 합쳐 최소 23.42%의 지분을 확보했다. 정 명예회장측은 주식매입을 위해 금융기관으로부터 정 명예회장과 KCC 명의로 약 550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CC 관계자는 "우호적 세력까지 포함하면 약 40%에 가까운 지분을 확보했다"고 밝혀 정 명예회장측이 경영권 인수에 나설지가 관심을 끌고 있다.
하지만 지난 8월 정 명예회장과 공조, 지분 확보에 나섰던 현대백화점, 현대시멘트 등 정씨 형제 기업들이 이번 매집에는 참여하지 않았고, 여론 또한 정 명예회장측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이들 정씨 형제의 지분(13.1%) 전체가 정 명예회장의 손을 들어주리라고 속단하기 어렵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따라서 이들의 선택에 따라 현대그룹 경영권의 향배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 회장측도 지난 3일 현대상선 상속분(4.9% 505만3,000주) 중 206만2,440주를 주당 9,700원∼1만원에 매각, 200여억원의 자금을 확보해놓았다.
현 회장은 또 KCC를 상대로 실명제와 적대적 M&A 규정 등을 적용해 법적 소송을 추진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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