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의 사회적 비용은 태풍 매미 피해액의 2배 가까운 8조3,894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1.4%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회적 비용은 의료비, 차량 수리비와 피해자 가족의 정신적 고통까지 돈으로 환산, 포함시킨 것이다.교통과학연구원이 7일 발표한 '도로교통 사고비용의 추계와 평가'에 따르면 2002년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23만953건으로 7,090명이 사망하고, 34만8,184명이 부상했다. 이는 89초마다 1명꼴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다. 2001년에는 80초당 1명 꼴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2001년에 비해 전체적으로 교통사고 발생건수는 11.4%, 사망자 12.4%, 부상자 9.9%가 각각 줄어들었으나, 사회적 비용은 오히려 1.9%(1,533억원) 늘어났다.
특히 문병비용은 2,737억원으로 분석됐고, 평균 입원일수는 16일, 하루 평균 문병객수는 4.7명으로 조사됐다.
사고원인별로는 안전운전 불이행이 65%(2조8,502억원)로 압도적이었으며, 이중에서 건널목 통과방법 위반(2억718만원), 과속(9,155만원), 중앙선 침범(3,223만원) 순서로 비용이 높게 나왔다.
자동차 1만대 당 사망자수는 4.5명으로 일본(1.3명), 미국(1.9명), 영국(1.2명)보다 월등히 많았고, 인구 10만명당 사망자수도 14.6명으로 미국(14.8명)보다는 높았지만, 일본(7.9명), 영국(6.1명)보다는 낮았다.
교통과학연구원 장영채 박사는 "인명피해는 줄었지만 차량 및 재산상 피해를 가져오는 사고가 전년도 대비 23%가 증가해 사회적 비용이 늘었다"며 "교통사고 비용이 산업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의 83.1%를 점유하고 있으며, 이는 천안-논산간 고속도로를 8개나 건설할 수 있는 천문학적 규모"라고 말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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