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기회복의 마지막 걸림돌로 꼽히던 고용시장이 침체를 벗어나는 기미를 보이면서 낙관론이 갈수록 힘을 얻고 있다.7일 미 노동부는 10월 실업률이 전달에 비해 0.1% 낮아진 6%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노동부는 전날 지난 주 신규 실업수당 신청건수도 전주 대비 4만3,000건 줄어든 34만8,000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33개월간 최저 수치로, 경기침체가 시작된 2001년 3월 이전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당초 예상치는 38만 건이었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수치가 최근의 경기 회복세가 신규 고용창출로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라고 반기고 있다. 10월말 3·4분기 경제성장률이 7.2%나 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만 해도 "성장이 고용시장 회복에 별로 기여하지 못하기에 성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비관론이 우세했다. 하지만 실업률 하락 발표가 나오면서 노동시장도 경제성장률과 보조를 맞춰 활기를 되찾고 있다는 긍정적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
더욱이 40만 건 이하이면 경기회복의 신호로 해석되는 실업수당 신청건수가 최근 5주 연속 40만 건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고용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서비스부문 고용이 4개월 연속 증가하고, 제조업체의 감원 속도와 규모도 급격히 둔화하는 등 긍정적인 지표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노동부는 6일 올 3분기 노동생산성이 2001년 1분기 이후 최고치인 연률 기준 8.1%나 증가했다고 밝혀 낙관론을 더욱 짙게 했다. 기업들이 이 같은 높은 생산성을 유지하려면 일자리를 늘리고 임금 수준을 높여야 하기 때문에 고용시장에는 호재가 아닐 수 없다.
미국 경제 수뇌부들도 경기 호전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최근 예상보다 빠른 경제성장으로 재고를 소진한 기업들이 신규 투자지출에 나서면서 고용이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당분간은 현재의 초저금리 정책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존 스노 재무장관은 "올 4분기와 내년의 성장률이 전문가들의 전망치인 4%에 근접하기만 해도 자연스럽게 고용도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낙관론에 힘입어 뉴욕증시의 3대 주요지수는 이날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 대비 17.00포인트(0.87%) 올라 2002년 1월 이후 최고치인 1,976.37로 마감했으며,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36.14포인트(0.37%) 상승한 9,856.97로, S& P지수는 전날보다 6.24포인트(0.59%) 높은 1,058에 각각 장을 마쳤다.
그러나 "현 수준의 고용 회복은 본격적인 경기회복 분위기로 이어지기에는 힘이 딸린다"라는 신중론도 많다. 무엇보다 4,550억 달러에 이르는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는 해소될 기미가 없으며 소비심리가 아직 미약하다는 것이 2대 불안요소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불확실성을 불식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는 연말 채용 시즌에 판가름 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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