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주의적 마르크스주의 인류학으로 세계적 인류학자의 명성을 얻은 모리스 고들리에(69·사진) 프랑스 고등사회과학원장이 방한했다.한국학술협의회(이사장 김용준) 주관으로 해마다 열리는 석학연속강좌 제4회 강연을 위해 온 고들리에 원장은 7일 오후 3시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서구를 다시 본다'를 강연한 데 이어 8일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아이를 만드는 데 한 남자와 한 여자로는 충분하지 않다'를 주제로 두 번째 공개강연회를 연다.
뉴기니 바루야 부족 등 오세아니아 관련 연구에서 업적을 쌓은 고들리에 원장은 학제간 연구를 통한 인류학 및 관련 학문 개념 통일과 다큐멘터리물 제작 등으로 연구 성과를 사회적으로 활용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첫 강연에서 고들리에 원장은 "인류학은 전 지구의 복합적 서구화 흐름과 이에 내포된 각종 폭력을 드러냄으로써 현상의 복합성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박물관은 탈식민주의 관점에서 대중이 소장품의 의미를 이해하면서도 소장품에 대한 풍부한 문화적 맥락을 맛보는 이중의 즐거움을 제공해야 한다"며 고고학과 미술사학에 의존한 전통적 전시를 비판했다.
두 번째 강연에서 그는 이누이트, 뉴기니 바루야, 트로브리안섬, 마앵거, 통가 등 7개 사회의 수태에 관한 표상 체계를 검토한 뒤 출산에 관한 문화적 재현은 상상적 구성물이며 환상의 산물이지만 이런 것은 개념적 결과를 갖는 정신적 사실일 뿐만 아니라 실제적 결과를 갖는 사회적 사실이라고 지적한다. 이 표상들은 성(Sexuality)의 억압을 통해 궁극으로 성차와 성별화한 몸을 구성해내며, 성이 도전할 수 있고 정복할 수 있는 무언가로 경험되는 것은 그것이 너무나 많은 금기로 에워 싸여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김범수기자 bski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