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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소방관 "안타까운 투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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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로운 소방관 "안타까운 투병"

입력
2003.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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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인천 호프집 화재 참사 현장에서 청소년들을 구했던 소방관이 당시 마신 유독가스의 후유증에 시달리다 백혈병까지 얻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인천 간석소방파출소 김재국(48) 소방장은 당시 인근 전동소방파출소에서 근무하던 중 동료 3명과 함께 맨 처음 현장으로 달려갔다. 청소년 100여명이 뒤엉켜 신음하는 호프집에서 김씨는 위독한 학생을 인공호흡시키고 부상자를 건물 밖으로 데려 나와 10여명의 목숨을 구했다.

하지만 김씨는 구조 과정에서 유독가스를 잘못 마셔 임파선 결핵에 걸리고 말았다. 이듬해 3월 휴직계를 내고 통원치료를 시작했지만 설상가상으로 올 2월에는 급성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투병생활로 몸도, 마음도 지친 김씨는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고통이 더욱 크다. 옷 수선가게에서 일하는 부인의 월급 100만원으로 치료비를 감당할 수 없어 빚을 끌어 썼고 그 때문에 신용불량자로 전락했다. 고3 아들은 수능시험을 포기하고 취업을 선택했다.

김씨는 6일 가천의대 길병원에서 누나의 조혈모세포 이식수술을 받았는데 경과가 좋아 재기의 의지를 다지고 있다. 김씨는 "건강만 찾으면 다시 화재 현장으로 달려가고 싶다"며 "도움을 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병마를 이겨 내겠다"고 약속했다.

/송원영기자 yw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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