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7일 "대검 중수부 정준길 검사가 6일 당 관계자를 소환 조사하면서 '한나라당에 충성하지 말고, 새로운 물결에 동참하라'고 했다"며 담당검사 해임과 법무장관, 검찰총장의 사과를 요구했다.이재오 사무총장은 이날 비상대책회의에서 "우리 당 후원회 박종식 부장이 검찰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이런 말을 들었다"며 "이는 청와대가 대선자금 수사를 검찰에 일일이 지시하고 있음을 알게 하는 중요한 증거로, 정치검찰의 부활을 의미한다"고 공격했다. 이 총장은 또 "우리 당이 왜 대선자금 특검을 하자는 것인지 이번 일로 더욱 분명해졌다"고 강조했다.
박진 대변인은 "정 검사의 발언은 정치검찰로의 회귀라는 불명예를 자초한 일대 사건"이라며 "검찰 스스로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데 대해 통탄한다"고 비난했다. 그는 "청와대가 우리 당이 추진하는 특검을 '방탄 특검' 이라며 검찰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니까 권력에 줄을 선 검찰이 노골적으로 야당탄압에 나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주영 의원은 국회 본회의 5분 발언에서 "14년간 당에 헌신한 사람에게 조직을 배신하라는 말이 검사가 입에 담을 수 있는 소리냐"고 따졌다.
박종식 부장은 기자들과 만나 "어제 검찰에 출두해 1차 조사를 마친 뒤 저녁식사를 하는데 정 검사가 그런 충격적 발언을 했다"며 "결국 대선자금 수사가 기획된 수사가 아니냐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나라당의 주장을 부인하면서 "한나라당이 수사협조 거부 차원을 넘어 본격적으로 수사 흠집내기와 발목잡기에 나섰다"고 강하게 불만을 표시했다.
국민수 대검 공보관은 "정 검사는 '한나라당 당원 입장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바라는, 대선자금 실체에 대한 진실규명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는 취지로 설득한 것에 불과하다"며 "'새 시대 동참'이나 '배반' 등은 말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국 공보관은 또 "''충성'이라는 용어를 썼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시 정확한 발언 내용은 알 수 없으며, 그렇게 발언했을 수도 있으나 수사에 협조해 달라는 취지였던 만큼 확대 해석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안대희 중수부장은 발언 당사자인 정 검사와 유재만 중수2과장을 불러 정확한 발언 내용과 취지를 확인했다. 안 부장은 "그런 말을 한 것이 사실이라 하더라도 정치개혁이라는 화두 속에서 새롭게 가자는 의미가 아니겠느냐"며 "조사하다 나온 이야기를 정치적 모략으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며 불쾌감을 나타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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