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지 이틀이 지났으나 점수분포에 대한 예측이 혼선을 빚으면서 일선 학교의 입시지도가 혼란에 빠졌다. 8일 고려대를 비롯, 각 대학의 수시 2학기 면접을 앞둔 학생들과 교사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고려대의 경우 최저학력기준이 수능 2등급 이상(서울 캠퍼스 기준)이나 1차로 합격한 수험생들이 수능에서 2등급 이내에 들어갔는지 여부를 정확히 알 수 없어 면접에 자신있게 임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다른 고교의 한 진학담당교사는 "정시모집도 수험생들이 자신의 수능 석차가 대충 어느 정도이지 알아야 각 대학의 수능 반영률과 영역별 반영률을 고려해 지원대학과 학부를 정하는데, 이를 위해 꼭 필요한 점수분포 예상치가 중구난방이니 진학지도를 할 수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 같은 혼란은 입시분석에서 정확성을 자랑했던 명문 입시학원들이 수험생들의 점수분포 전망과 이에 따른 등급 예측을 제각각 다르게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종로 대성 고려 중앙 등 명문 학원들은 7일 오후 수능시험 등급별 예상점수에 대해 논의, 결과를 공동 발표하려 했으나 의견이 엇갈려 발표를 긴급 취소했다. 수능 1등급 하한선의 경우 학원별 예상치가 최대 9점이나 차이를 보였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실장은 "통상 학원별로 2∼3점 수준에서 차이를 보였으나 올해의 경우 최대 9점까지 벌어졌다"며 "이대로 발표될 경우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대혼란이 예상되기 때문에 공식 발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입시학원간 등급별 예상점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데 대해 학원 관계자들은 "이번 수능의 경우 상위권 학생들의 점수가 크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나 등급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실장은 "상위권 점수를 받은 수험생 숫자가 크게 줄어든 반면 하위 50%의 점수는 많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 이에 대한 해석이 어려운 것"이라고 말했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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