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적이나 배경이 아니라 실력과 성과가 중요하죠."세계 최대 디젤엔진 제작사 커민스의 엔진사업부 아시아 본부장 겸 커민스코리아 대표이사인 김종식(金鐘植·48·사진)사장은 글로벌 기업의 임원에 오른 비결을 이렇게 답했다.
커민스의 최고 임원 50인 중 한명으로 아시아인으로서는 서열 1위인 그가 커민스와 인연을 맺은 것은 1986년. 어렸을 때부터 엔진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미 퍼듀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커민스에 선임연구원으로 들어갔다.
책상에서 엔진설계를 하다가 엔진을 실제로 사용하는 고객들과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기획부서로 옮긴 것이 89년. 당시 커민스는 수입자유화 이후 외국인 투자가 급증하던 한국을 눈 여겨 보기 시작할 때였다.
커민스는 91년 그에게 한국 출장을 지시했고 그는 시장 조사를 한 뒤 한국에 지사를 설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회사는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커민스코리아를 세우고 그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커민스코리아의 초기 연평균 성장률은 30∼50%를 기록했다. 커민스는 무에서 유를 창조해 낸 김사장의 실력과 성과를 높이 평가, 아시아 본부장에 임명했다. 중국과 대만, 일본등을 모두 아우르는 자리다. 그는 서울에서 아시아 각 지사의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린다.
김사장은 최근 특강 요청이 쇄도해 스케줄을 잡기 어려울 정도다. 공학을 전공하고 연구원 출신으로 다국적 기업의 임원에 오른 그의 특이한 경력과 성공 비결에 이공계 학생들의 문의가 쏟아지고 있는 것. 이공계 출신은 분석력이 뛰어나 훌륭한 최고경영자(CEO)가 될 자질을 갖췄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글로벌 최고경영자 지망생들에게 보내는 조언 한마디. "국가라는 틀에서 과감히 탈피, 글로벌 마인드를 갖고 자기 훈련을 계속해야 합니다."
/박일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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