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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鄭씨일가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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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 鄭씨일가 품에

입력
2003.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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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다시 '정씨 가문'으로 돌아간다.정상영 금강고려화학(KCC) 명예회장을 중심으로 한 '범(凡) 현대가'가 현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40% 정도를 확보, 사실상 최대주주로 올라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범 현대가측은 조만간 최대주주인 김문희씨와 현정은 회장측과 경영권을 넘겨받는 문제에 대한 협의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그룹 고위 관계자는 6일 "지난달 현대 엘리베이터 지분 12.82%를 매집한 신한BNP 사모펀드의 주체는 정 명예회장과 KCC의 비상장 계열사"라며 "정 명예회장은 이와는 별도로 '제2 사모펀드'를 통해 10%정도의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고 말했다.

현재 범 현대가의 지분은 기존 보유분(16.2%)과 신한BNP사모펀드(12.82%)에 제2의 사모펀드 지분 10%정도를 합치면 40%에 달해 현 회장측 지분(27.34%)를 압도, 언제든지 현 회장 체제를 바꿀 수 있는 위치다.

현대가의 한 관계자는 "현 회장 취임 직전 정씨 집안에서 가족회의를 통해 현 회장의 양보를 요구했으나 취임을 강행해 갈등이 지속됐다"며 "이에 따라 정 명예회장 등이 지분 매입등의 실력행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대주주 자리를 확보한 범 현대가가 당장 현 회장 체제를 바꾸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현대그룹은 현 회장이 고 정몽헌 전 회장의 현대상선 지분(4.9%)에 대한 상속절차를 이미 끝내 이를 매각할 경우 520억원(6일 종가 1만500원)의 자금을 확보해 충분히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현 회장이 매각대금으로 현대엘리베이터 대주주 지분에 대한 정 명예회장의 담보부분을 갚는 등 적극적으로 경영권 방어에 나서면 경영권을 놓고 '샅바싸움'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따라서 당초 현 회장의 대표이사직 안건이 상정될 내년 3월 현대엘리베이터 주총에 앞서 현대그룹의 경영권 문제가 최종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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