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은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어오는 겨울의 문턱, 사랑을 주제로 한 연극 한 편이 무대에 올려진다. 극단 테아트르 노리(대표 이항나)가 7일부터 30일까지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하는 연극 '냉정과 열정 사이'는 안타까운 사랑 이야기를 통해 늦가을의 고독을 느끼게 한다.'냉정과 열정 사이'는 국내에도 번역 출간돼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동명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작품이다. 일본 여성작가 에쿠니 가오리가 먼저 첫 장을 쓰면 다음 장을 남성작가 쓰지 히토나리가 이어가는 식으로 사랑이라는 동일한 테마를 서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 릴레이 러브 스토리다.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중세회화 복원사로 일하고 있는 '준세이'와 그의 연인 '아오이'는 사랑에 대해 서로 다른 기억을 갖고 있다. 두 사람의 엇갈린 기억을 하나씩 되짚어가는 방식으로 스토리가 전개된다. 다케노우치 유타카와 진혜림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져 10월 10일 국내에서 개봉되기도 했다.
연극 '냉정과 열정 사이'는 이탈리아에서 촬영한 영상과 설치 미술이 곁들여진 멀티 씨어터(공연 예술의 혼합 장르 형태)로 꾸며진다. 준세이와 아오이 두 주인공의 내면 심리를 전달하기 위해 무대 위 남자와 여자의 공간을 벽으로 분리해 만들었다. 각각의 공간을 배우들의 연기가 펼쳐지는 무대와 영상이 투영되는 스크린으로 다시 나눠, 전체적으로는 한 무대 안에 네 개의 공간이 존재하게 된다.
연출과 객색을 맡은 이항나씨는 "두 주인공의 고백을 들으며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안타까움보다는 인간 사이에 존재하는 소통의 벽과 고독의 무게를 느끼게 된다" 고 말했다. 무대는 독일에서 유학한 설치미술가 정승운, 음악은 영화 '두사부일체' '굳세어라 금순아'의 이욱현이 각각 맡았다. 아리랑TV에서 진행자로 활동 중인 재미교포 브라이언 리를 비롯해 조한철, 전익령, 강윤석, 서은경 등이 출연한다. 문의 (02)3672―3001
/김대성기자 lovelil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