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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선자금 공개… 아니,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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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대선자금 공개… 아니, 취소"

입력
2003.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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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이 6일 당 대선자금 공개방침을 밝혔다가 허겁지겁 다시 주워담았다.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이날 오전 상임운영위 비공개 회의에서 "(대선자금이) 나중에 계좌추적을 거쳐 밝혀질 것이라면 숨길 필요가 없다"며 "어떤 형태로든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내역을 밝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박진 대변인이 발표했다.

검찰이 민주당 계좌에 이어 한나라당 계좌에 손을 댈 경우 새로운 사실이 드러나 사태가 심각해지기 전에 고해성사를 통해 그 충격을 완화하겠다는 결정으로 받아들여 졌다. 홍준표 전략기획위원장도 "열린 우리당 이상수 의원은 연일 대선자금 공개 쇼를 하고 있는데 우리가 가만 있으면 마치 엄청난 비리를 숨기는 것처럼 비친다"며 "꼭 전모가 아니더라도, 파악되는 대로 공개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나 이재오 사무총장은 오후 늦게 기자간담회를 자청, "대선자금 전모공개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며 "대선자금은 알 수도 없고, 공개할 계제도 아니다"고 말을 바꿨다. 최 대표도 자신이 '대선자금 공개' 발언을 했다고 언론에 발표된 사실을 나중에 알고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나라당의 입장 뒤집기는 대선자금 공개가 기정사실화하면 뒷감당이 어려울 것이라는 뒤늦은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대선자금 공개의 전략적 필요성은 있으나, 지금처럼 대선 당시 관계자들의 비협조로 내역 파악이 지지부진한 상태에선 무리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 한 당직자는 "대선자금 관련자들의 입장에서 내역을 공개하는 것은 자신들의 피의 사실을 몽땅 털어 놓는 것"이라며 "검찰 수사가 어디까지 갈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순순히 협조하겠느냐"고 말했다.

/유성식기자 ssy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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