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질끈 묶은 긴 생머리, 검은색 가죽 재킷, 갈색 부츠, 선글라스….패션 1번지인 명동이나 홍대 거리에서도 두드러져 보이는 전형적인 바이크족의 패션을 모터보드 전문기업 인간과 기술의 이갑형(48·사진) 사장은 너끈히 소화한다.
"총판 사장들도 모터스포츠 마니아들이기 때문에 이런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죠. 취미가 사업이고, 회사를 꾸리면서 노는 셈입니다."
모터보드는 뒷부분에 엔진을 부착, 최고 시속 45㎞로 달릴 수 있는 일종의 스케이트보드이다. 이 레포츠는 지난 해 한·일 월드컵 전후로 알려지기 시작해 현재는 국내에만 동호인이 2만여명에 달한다.
모터보드는 20대뿐만 아니라 30대 전문직들이 많이 즐기다 보니 미국이나 일본에서 개발한 레포츠로 오해 받지만 실제로는 당당한 토종 모터 스포츠이다. 이 사장이 개발한 '타미(TAMI)'가 유일한 모터보드 브랜드이고, 외국산은 중국에서 밀수입된 '짝퉁'이 대부분이다.
그는 1998년 일본 도쿄에서 열린 스포츠용품 전시회에서 마운틴보드(산악용 보드)를 접하고 "보드에 엔진을 달아보자"고 결심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타미이고, 올해는 전기를 동력으로 쓰는 전기 모터보드 '타미 네오'를 내놓았다.
"이제 시작입니다. 지난해부터 미국, 일본, 영국, 호주 등에서 1,000여대를 팔았어요. 모터스포츠에 열광하는 사람들이니까 그 곳에서도 곧 모터보드 바람이 불겠지요."
이 사장의 꿈대로만 된다면 우리나라도 세계적인 레포츠의 발상지 반열에 오르게 된다. "싸움할 때나 취하는 비스듬한 자세로 균형을 잡으며 속도를 내다보면 누구나 모터보드에 흠뻑 빠질 수밖에 없어요. 무릎관절의 힘, 허리의 유연성과 평형감각도 부쩍 좋아져 건강과 즐거움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습니다."
그는 내년 1월 미국 올랜도에서 열릴 스포츠용품 전시회인 '더 슈퍼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타미 네오'와 '타미 점프'를 출품해 모터보드 열풍을 이끌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미국의 보드 마니아들이 타미 시리즈를 보면 열광할 겁니다. 국내에는 정말 신바람 나게 모터보드를 즐길 수 있는 테마파크를 제주에 만들어 보겠습니다."
/김태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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